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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개 호흡기 질환 확산…수의학자 “인간 감염 징후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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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개 호흡기 질환 확산…수의학자 “인간 감염 징후는 없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델마에서 개 주인들이 이른 아침에 동물들을 해변으로 데려와 산책시키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델마에서 개 주인들이 이른 아침에 동물들을 해변으로 데려와 산책시키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중증 개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면서 수의학계가 발병 원인 파악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 등 외신들은 최근 미국 곳곳에서 기침과 눈 충혈 등 사람의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개 호흡기 질환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콜로라도주립대 수의과대학 반려동물 연구센터 소장 마이클 래핀 박사는 “콜로라도에서 올해 9∼11월 개 폐렴 사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대 응급의학 및 중환자 치료과장 데버라 실버스타인 박사는 “개 인플루엔자, 보데텔라, 마이코플라스마 등 여러 병원균에 동시 감염돼 중증 질환에 걸리는 개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인플루엔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의 ‘삼중 유행’과 유사하다”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수의학 협회(AVMA)의 말을 인용해 현재 최소 14개 주에서 미스테리한 중증 호흡기 질환이 개들에게 발생하고 있으며, 실험실에서 정확한 원인균 파악과 분리를 진행하는 동안 각지의 수의사들에게 관련 사례를 협회에 보고하도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수의학 협회는 로이터를 통해 “연구자들이 이 질병이 바이러스성인지 세균성인지, 아니면 ‘개집 기침’으로 알려진 흔한 개 질병의 변종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증상은 4~6주에 걸쳐 기침을 동반한 가벼운 기관지염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일부 급성 사례는 24~36시간 이내에 빠르게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이동 제한 조치로 개들 역시 외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노출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감염증에 대한 개들의 저항력 또한 약화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기간 개 백신 접종률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뉴햄프셔 대학교 연구자들은 뉴잉글랜드주에서 발생한 소수 사례에 근거해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한 샘플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신종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NBC 방송은 오리건주립대, 콜로라도주립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연구원들도 개 호흡기 질환 발병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의학자들은 프렌치 불도그와 퍼그 등 얼굴과 코가 납작한 단두종이나 노령견, 기저 폐질환을 가진 개들의 감염 위험이 높다며, 호흡 곤란 또는 식사 거부 등을 확인하면 개를 곧바로 수의사에게 데려가라고 권고했다.

그들은 또 “지금까지 이 질병이 인간에게 퍼질 수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라며 “개 주인들은 반려동물이 가족과 함께 여행하거나 개집에 남아있는 이번 휴가철에 특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라고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