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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숨겨진 부채 8000억 달러·채무불이행 '시한폭탄' 재깍재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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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숨겨진 부채 8000억 달러·채무불이행 '시한폭탄' 재깍재깍

중국 법정화폐 위안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법정화폐 위안화. 사진=로이터
중국의 은행 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금융 시한폭탄'이 재깍재깍 돌아가고 있다.

중국 전역의 도시 및 지방정부들은 수년간 통제되지 않는 채권 발행과 지출에 따라 엄청나게 큰 숨겨진 부채를 쌓아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월가 투자은행들은 총 7조 달러에서 11조 달러에 이르는 정부 공식 채권 이외의 발행 채권을 떠안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에는 도로·다리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기타 지출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소위 지방정부 자금 조달 창구에서 발행한 공공채도 포함된다.
실제 그 총부채 규모가 얼마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방정부의 부채 수준이 지속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은 지난 1년 동안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어 왔다. 여기에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세 그리고 채권 이자와 원금 상환을 더 어렵게 할 디플레이션 압력이 쌓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4000억 달러에서 8000억 달러에 이르는 상당한 부채가 특히 문제가 있으며, 채무불이행의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한다.

중국 당국도 금융 안정과 전반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위험성을 이제 무시하기엔 너무 커졌음을 깨닫고 있다.

이에 중국은 더욱 체계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며, 숨겨진 부채를 새로운 채권 발행이나 투명한 정부 채권과 맞교환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걱정은 채무불이행 사태가 물결처럼 광범위하게 퍼져 손실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신용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개인과 기업 예금자들이 지방정부 채권을 다량 보유한 은행들의 재정 안정성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이는 순식간에 전국적인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용조사 업체인 YY Rating의 설립자 야오위는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 창구에서 한 번이라도 채무불이행이 되면 상황은 쉽게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윈드(Wind) 데이터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 창구에서 발행한 채권이 중국 회사채 시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만약 많은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를 피한다면 다른 대출자들까지 자금 공급이 차단될 위험이 있다.

11월 초 중국의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 위험의 예방과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고 밝히며 은행과 지방정부 또한 새롭게 숨겨진 부채를 조달하면 평생 책임을 질 것이라는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달 베이징 금융포럼 연설에서 "중앙은행이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도 긴급 유동성 지원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총 정부 부채가 국제 기준으로 보아도 높지 않다며 지방정부 부채로 인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자산 처분 및 부채 재융자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국 당국이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릴 가능성을 두고,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이하 현지 시간)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무디스 최고 등급인 AAA보다 4단계 아래인 A1을 유지했다.

중국은 수년간 계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십 건의 부동산 개발업자 채무불이행을 겪으면서도 은행들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진 않았다. 그 주된 이유는 대부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판매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했고, 국내 은행대출 의존도는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부채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 대부분 채권은 중국 상업은행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대출한도 및 규모도 늘려왔기 때문이다. 최근 UB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은행의 지방정부 자금 조달 창구에서 매입한 총 노출액 규모는 약 6조9000억 달러로 은행권 전체 자산의 약 13%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10년 이상 동안 중국 규제당국은 숨겨진 부채의 위험 해소에 노력해 왔다. 가장 최근이 2015년과 2018년 사이다. 그 기간 중국 지방정부들은 또한 숨겨진 부채를 교환하기 위해 새롭게 공공채권을 팔았고, 이는 사실상 정부 차원의 명시적 지원책이었다.

중국 재정부는 또한 지방정부들에 앞으로 더 책임감 있게 대출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제성장 촉진 압박에 지방정부들은 또 다른 대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고, 금융데이터 제공업체인 윈드(Wind)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자금 조달 창구의 미청산 채권이 2018년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