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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업계, 美 규제 맞서 차량용 반도체 ‘자급자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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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업계, 美 규제 맞서 차량용 반도체 ‘자급자족’ 확대

중국 지리 자동차 그룹이 중국 내에서 자체 개발한 7나노미터급 스마트 운전석용 반도체 '룽잉 원'의 홍보 이미지.  사진=지리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지리 자동차 그룹이 중국 내에서 자체 개발한 7나노미터급 스마트 운전석용 반도체 '룽잉 원'의 홍보 이미지. 사진=지리자동차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의 자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닛케이 아시아는 중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의 무역 제한에 맞서 자국내에서 더 많은 자동차용 반도체를 조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 푸빙펑(Fu Bingfeng) 부회장은 전날인 6일 우시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콘퍼런스에서 “보호주의가 대두하면서 자동차 반도체가 글로벌 경쟁의 초점이 됐다”라며 “새로운 자동차용 반도체 산업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CAAM은 자동차 반도체 전담 위원회를 신설하고 자동차용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오늘날의 자동차에는 한 대에 최소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가 사용된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휘발유 자동차 한 대에는 500개 미만의 반도체가 사용되며, 전기차에는 대당 약 13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중국 가스구 자동차 연구소도 레벨4 수준의 고급 자율주행차에는 3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중국은 필요한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의 약 15%,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급 칩의 약 5%만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가스구 연구소는 덧붙였다.

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자동차에 필요한 필수 반도체 일부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EV) 선두 업체 BYD는 이미 전기차용 전력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그레이트 월 모터스도 장쑤성 우시에 위치한 반도체 자회사를 통해 지난가을부터 자동차용 반도체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이 자체 반도체가 그레이트 월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Haval’ 모델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볼보 자동차의 모회사 지리(Geely) 그룹이 지난 9월 Lynk & Co. 브랜드로 출시한 ‘08 SUV’에는 스마트 운전석의 이미지 처리를 담당하는 7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칩인 롱잉 원(Longying One)이 탑재됐다.

상하이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도 중국과 미국에 반도체 개발팀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보조할 라이다(LiDAR, 빛 감지 및 거리 측정) 센서 제어 칩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발표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이니셔티브’ 정책을 통해 신에너지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에 각종 세금 인센티브와 보조금을 제공하며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가 시작된 이후, 중국은 자동차용 첨단 시스템온칩(SoC) 반도체의 국산화를 더욱 독려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전 산업정보기술부 장관 먀오웨이(Miao Wei)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 수장을 상하이 회의에 초대한 자리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조달을 모두 중국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