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의 기타 고피나스(Gita Gopinath) 제1부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지역 권력 블록으로 파편화되면서 세계 생산량이 수조 달러가 사라질 위험”이라고 경고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녀는 “현재 세계 경제가 세계화에서 광범위하게 후퇴할 조짐은 없지만, 지경학적 분열이 점점 더 현실화되면서 단층선이 나타나고 있으며, 분열이 깊어지면 신냉전에 돌입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기타 고피나스는 올해 52세로 인도계 미국인 경제학자로, 2022년 1월 21일부터 IMF의 제1부총재를 맡고 있다. 직전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 IMF의 수석 경제학자로 일했다.
그녀는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국제학 및 경제학 교수, 시카고 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국제 금융 및 거시 경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녀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세계가 “전환점”에 와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유 진영이나 권위주의 진영 모두 벼랑 끝 대치에서 물러나 가능한 공유된 경제적 우선순위에 대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녀는 2022년 우크라이나 결의안에 대한 UN 투표에 따라 두 블록 간의 무역 붕괴로 인한 잠재적 피해를 설명하며 세계 경제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2.5%에 해당하는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세계 무역이 신냉전 구도로 흘러가고 새로운 지경학적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할 경우, 손실은 세계 GDP의 7%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두 블록으로 분열되고 일부 국가가 비동맹 상태로 유지되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GDP의 약 2%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고피나스는 “우리가 비용을 알면서 2차 냉전으로 들어간다면 상호 보장된 경제적 미래를 파괴하고, 공개 무역으로 인한 이익이 소멸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일부 국가가 경제의 분리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분열된 세계 경제는 모든 국가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몇 년간 국제 무역 및 투자 흐름이 불안정해졌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보호주의 정책 입안이 증가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 대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불안정성이 가속화됐다.
이에 기업들은 세계화 이후 공급망의 '위험 제거'를 추진해 왔다. 코로나 동안 긴 공급망이 중단되면서 국내 공급업체나 정치적 동맹을 맺은 국가의 공급업체로부터 핵심 자재를 소싱하는 ‘리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의 물결 속에서 탈세계화 흐름이 가속화됐다.
이는 결국 일부 국가에 이익이 되지만, 분열과 갈등은 잠재적으로 수십억 명을 빈곤으로 몰아갈 수도 있어, 구소련 몰락 이후 형성된 평화, 통합 및 성장이 역전될 수도 있다.
베트남과 멕시코, 인도 등 일부 국가들이 탈세계화 흐름, 중국에서의 이탈 현상으로 투자가 몰리는 등 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중국과의 완전한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일부 국가들이 분열된 세계 경제에서 무역과 투자 전환으로 직접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무역 분열이 무역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해 비용을 줄일 수도 있지만, 이들 국가 역시 국제 무역의 악화로 손실을 겪을 수도 있다고 고피나스는 덧붙였다.
고피나스 부총재의 경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양극화 경쟁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냉전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실제 많은 무역 데이터들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IMF 고위 간부의 경고는 세계 경제가 2차 냉전 시대로 회귀할 경우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IMF는 각국이 냉전 구도 재현을 막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경제의 개방과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