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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FTC, ‘딜러에 기운 車 소비문화’와 전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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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FTC, ‘딜러에 기운 車 소비문화’와 전쟁 선언

리나 칸 미 FTC 위원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나 칸 미 FTC 위원장. 사진=로이터
미국의 자동차 소비문화는 딜러상들에게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려 왔다.

그러나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딜러 업체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동차 거래문화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소비문화가 딜러들에 기울어진 이유


미국에서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정한 권장소비자가격(MSRP)이 있다. 그러나 MSRP대로 자동차가 거래되지는 않는다.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판매대리점을 통해 자동차의 유통까지 맡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MSRP와는 상관없이 딜러업체들이 자동차 판매가격을 정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딜러상들이 자동차 제조사들로부터 일차로 차를 사들인 뒤에 이를 다시 소비자에게 되파는 관행이 오래전부터 굳어져 자동차에 정해진 가격이 없어서다.

딜러들은 MSRP보다 얼마든지 싸게 팔 수도 있고, 반대로 비싸게 팔 수도 있다. 즉 자동차 가격은 딜러들이 소비자들과 벌이는 ‘흥정’을 통해 결정된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가 구입하려는 차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면 딜러들은 더 많은 마진을 챙기게 되고, 소비자는 그만큼 손해를 보는 구조다.

자동차 자체의 가격 외에도 이자율, 신용 점수, 수수료 등 실제로 최종 판매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많다. 딜러상들은 이런 것들을 꿰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딜러상들의 상술에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내년 7월부터 자동차 거래문화에 대지각변동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FTC가 최근 ‘CARS(Combating Auto Retail Scams)’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규정을 확정하고 시행을 예고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FTC는 내년 7월 30일부터 이 규정의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소매와 관련한 사기행위의 근절을 목적으로 제정된 이 규정 때문에 미국 자동차 딜러들이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적용 대상이 자동차 딜러들이기 때문이라고 더스트리트는 전했다.

리나 칸 FTC위원장은 CARS의 시행 계획과 관련해 낸 보도자료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딜러상들이 잘 모르는 자동차 소비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필요한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그동안 기만해 왔다”면서 “CARS 규정의 시행을 통해 딜러들이 소비자들을 착취하는 관행에 마침표를 찍어 정직한 딜러업체들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칸 위원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FTC 수장으로 앉히기 전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로 일할 때부터 ‘대기업 저격수’로 이름을 날릴 정도로 개혁적인 성향을 보여온 고위 관리다.

더스트리스트는 “CARS 규정이 자동차 유통 현장에서 적용되면 소비자들 입장에서 연간 34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득이 이 규정이 없을 때와 비교해 발생하고 딜러업체 매장에서 흥정을 벌이느라 허비해야 하는 시간도 연간 7200만 시간 정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FTC는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