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 인구는 12월 기준 약 6억8000만명으로, 세계 인구의 약 8%를 차지한다. 15세 미만 인구 비율이 약 27%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이 많아, 노동력과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
아세안의 총 GDP는 2023년 기준 약 3조3500억 달러로, 세계 GDP의 약 3.6%를 차지하며, 최근 몇 년간 GDP 성장률이 5% 이상의 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미래 성장 가능성도 밝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정상회의를 열고 아세안에 대한 접촉을 넓혀나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탈탄소와 경제 디지털화를 통해 동반 성장을 추구하는 공동비전이 채택됐다고 니케이가 보도했다. 아세안은 탈탄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료포 하는 일본과 협력을 통해 탈탄소 기술을 개발·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은 1967년 아세안이 설립되기 전부터 전후 보상과 기업 진출을 통해 이 지역 국가들과 깊은 관계를 쌓아왔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적 존재감은 하락세에 놓여 있다. 1990년 아세안 무역총액에서 차지하는 일본 비율은 21%였으나, 2022년에 7%로 중국(19%), 미국(11%), EU(8%)에 이어 4위까지 하락했다.
그간 아세안의 자동차 시장은 일본 자동차가 석권하고 있었지만, EV로 전환하는 과정에 중국의 EV가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어 일본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을 기반으로 중국 기업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은 당장 아세안이 중국과 경제적 교류에는 만족하지만, 안보적 차원에서 불신이 커지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에 일본은 과거 자금력을 통해 동남아와의 관계를 만들어 왔던 전례가 이제 중국보다 자금력 면에서 결코 우위에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해 미국과 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 외교의 일환으로 상호 유대관계의 필요성을 키우는 차원에서 아세안에 다가서고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일본과 아세안의 관계 변화의 필요성을 찾는 중요한 시간을 가졌지만, 일본이 아세안과의 관계를 새롭게 강화하기 위해서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과 개별 협력이 꼭 필요하다. 이들 아세안은 회원국들이 경제 규모와 발전 수준이 달라, 나라별 이해가 달라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별 협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도 아세안을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고,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는 2023년 기준으로 약 2700억 달러로, 한국 전체 교역의 약 11%를 차지한다.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을 친근하고 우호적인 국가로 인식하고, 경제 발전과 민주화의 성공 모델로 보고 있는 데다, 한류 확산으로 인해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우리에게는 큰 기회가 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