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대유행, 인플레이션, 이자율 상승, 기술 및 노동력 부족 등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영국의 기업 파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23년 영국 기업부도 건수는 총 3만199건으로, 2021년보다 52% 증가했다.
기업 파산이 급증한 이유는 이미 경영상 어려움이 있던 기업이 코로나 지원금으로 버티다 정부 지원이 끊기자 파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이는 결국 실업 증가, 소비 감소, 정부 재정 악화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영국의 실업률은 2023년 4.5%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실업 급여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약 25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가 더 감소하고, 정부 재정 악화로 이어져 경제의 성장을 더 둔화하도록 압박하며 올해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잇다.
영국 기업들이 여전히 부채 상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세이프가 영국의 주요 은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신용도를 추적한 결과, 지난해 기업의 45%가 대출 이자를 연체했고, 대출 이자를 연체하는 평균 기간도 11일로 늘었다. 이는 2021년보다 10% 증가한 수치이며, 자금 흐름이 좋지 않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는 영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다.
영국의 높은 기준금리는 경기난을 겪고 있는 영국의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22년 12월에, 잉글랜드은행은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이후 14회 연속 금리를 인상해 2023년 9월 기준금리는 5.25%였다. 이는 단기간에 5.14%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1997년 이후 가장 큰 인상 폭이었다.
영국 기업의 매출도 2020년 이후 크게 줄었다.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기업 매출이 12.1% 감소했다. 2021년에는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차질로 다시금 1.9% 감소했다. 2020년 이후 영국 기업의 매출은 총 16.3%나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2020년 이후 세금을 인상해 재정 적자를 줄이고 있다. 2020년에는 법인세율을 19%에서 25%로 인상했다. 2023년 4월부터 법인세는 기업 이익 규모에 따라 25% 또는 19%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이익이 25만 파운드 이상 기업은 기존보다 6%를 더 납부해야 하는데, 이는 기업의 영업이익률에 따라 2~3%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2021년에는 소득세율을 20%에서 23%로 인상했으며, 2022년에는 국세인 국가보험료율을 12%에서 13.25%로 인상했다. 2020년 이후 영국 정부의 세금은 총 10.75% 인상되어 기업의 부담도 크게 늘었다.
기업에 부담을 준 것은 세금 외에도 부채 상환이 있다.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으로, 미결제 기업 부채 총액은 1조 9500억 달러로, 발행 기업채 대부분은 금융회사에서 발행했다. 이는 영국 GDP의 약 57%에 해당한다. 부채에 대한 만기 도래 등 상환이 증가한 것도 부담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영국 기업의 만기 도래 등 부채 상환 규모는 총 1조 2300억 달러로, 이는 2022년 영국 GDP의 약 36%에 해당한다.
매출 감소, 세금 인상, 부채 상환 증가는 영국 기업의 수익성과 현금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투자와 고용을 위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기업들은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로, 기존 사업 재구성이나, 새로운 시장을 탐색하는 등의 방법을 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