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가 통계국은 17일 2023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위안화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달러로 표시한 명목 GDP는 29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년 연속 줄어들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리창 중국 총리는 2023년 GDP 성장률이 정부의 목표치인 5%에 도달했음을 강조하며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창 총리의 말과는 달리 중국 경제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 해 4월 이후 제조업 생산자 지수(PMI)는 9월을 제외하고는 50 미만에 머물고 있다.
주요 산업인 부동산은 판매 부진이 장기화돼 지난해 12월 70개 주요 도시 모두 전월 대비 기존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가계소득 증가 둔화로 소비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가운데 물가 하락을 겪는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달러 기준 명목 GDP는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위안화가 급락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첫 하락이다. 경기 침체에 더해 위안화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대비 하락했다.
유엔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GDP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23년 16.9%였다. 이는 2021년 최고치인 18.3%보다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문화혁명 후반기인 1972∼1976년(0.7%포인트)보다 하락폭이 컸다.
중국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면 세계 경제에 상당한 미칠 수밖에 없다. 일본 이토추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케다 준은 중국의 성장률이 1% 하락할 경우 세계 성장률이 0.21%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