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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플레이션 쇼크, 세계·한국에도 위기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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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플레이션 쇼크, 세계·한국에도 위기 초래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최근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 신용대출 급증, 디플레이션 위험 등으로 인해 경기 둔화에 불안정이 가중되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 포스트는 17일(현지시간) 중국 디플레이션 쇼크는 글로벌 경제에 경고음이라며 경제 위기의 심각성과 대비의 필요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경제의 위기 상황


세계 주요 경제기구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2023년과 2024년 사이에 4.4~4.6%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5%보다 낮다.

이런 전망은 중국 정부가 내수 소비 활성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이 더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문제다. 2023년 8월 기준 중국의 부동산 매매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감소했으며, 부동산 가격도 하락세이다. 이에, 부동산 관련 기업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신용대출을 과도하게 증가시킨 영향도 크다. 이는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그리고 2008년 대침체를 초래한 미국 서브프라임 신용 및 주택 시장 거품 붕괴 이전의 신용 대출 증가율보다 더 빠르다.

중국의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1.9%에 달했다. 이는 1990년대 일본의 연평균 10.3%와 2008년 대침체를 초래한 미국의 연평균 9.5%를 웃도는 수치다.

2022년 말 기준 중국의 총신용 대출은 530조 위안에 달했다. 이는 GDP의 35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이다.

또한, 중국 부동산 부채는 300조 위안에 달해 GDP의 210%에 해당해 거품 붕괴 가능성을 높인다.

이렇게 급증한 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은 엄청난 규모의 주택 시장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사용됐다. 중국 부동산 부문은 경제의 약 30%까지 증가했으며,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런던과 뉴욕보다 높다.

이러한 불균형한 성장 모델은 중국을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만들었지만, 최근 눈에 띄는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그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 파티가 끝났다는 가장 뚜렷한 신호는 부동산과 신용대출 시장의 거품으로 입증됐다. 약 6500만 가구가 빈 주택으로 있을 정도로 주택 수요가 급감했고, 헝다와 같은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는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으며, 주택 가격은 지난 1년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무디스는 중국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부채가 경제의 규모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 지출이나 수출을 늘렸지만, 이는 이제 유효하지 않다. 토지 매매 수익 감소로 재정이 위축된 지방정부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여력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태다. 동시에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국의 수출을 더 많이 흡수할 처지가 아니다.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중국의 경기 둔화는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주요 소비 시장이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 침체는 수출과 수입 감소,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디플레이션 위험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수출 감소는 중국과 무역 관계가 밀접한 나라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특히,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미국 연준의 대비 필요성과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


중국의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 위험은 미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 미국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단행하는 금리 인상 시기와 폭에도 당연히 영향을 준다.

이에,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중국 디플레이션 상황을 면밀히 살펴 미국 경제가 중국의 디플레이션 파동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과도한 통화정책을 전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중국 위기까지 고려한 금리 정책을 펼쳐야 하며, 이는 금리 변화의 속도와 폭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연준의 금리 인하는 미국 경제에는 호재이지만, 원화에는 악재일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가 줄어들면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자본이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고,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의 경제위기에 대비하고, 자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지난해부터 확대해 온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출 시장과 품목 다변화 정책은 물론 중국의 디플레이션 위험으로 인해 한국의 수출 제품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위험에 대비한 비용 절감과 품질 개선도 시급하다.

특히, 중국의 경제 둔화로 인해 한국의 경기가 악화될 경우, 정부는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하거나 외환보유액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화의 가치를 방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의 경제위기가 글로벌 위기로 확산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신용위기에 대해서도 사전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