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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엔비디아 AI칩 12조원어치 구매…반도체 시장에 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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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엔비디아 AI칩 12조원어치 구매…반도체 시장에 큰 파장

메타가 엔비디아의 AI칩을 대량 구매할 예정이다. 이에 반도체 시장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메타가 엔비디아의 AI칩을 대량 구매할 예정이다. 이에 반도체 시장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DB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가 인공지능(AI) 기술력 제고를 위해 엔비디아의 AI칩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 게시물을 통해 “AI에 대한 회사의 미래 로드맵 실현을 위해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2024년 말까지 인프라에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 카드 35만 개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잘 알려져 있듯, H100은 엔비디아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AI 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기존 GPU 대비 최대 7배의 성능을 제공한다.

품귀 현상 속에 eBay에서 4만 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평균 2만5000~3만50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엔비디아 주요 칩 구매에 최소 90억 달러(약 11조9800억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이 칩을 활용해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연구를 비롯해 메타버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AGI는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여기에는 학습·추론·문제 해결·창의성 등이 포함된다.

AI 연구의 가장 도전적인 분야 중 하나로, 현재까지는 AGI를 구현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없으며, AGI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메타는 올해 AI가 엔지니어링과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큰 투자 영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구체적으로 3분기 수익보고서에서 컴퓨팅 부문 확장으로 2024년 총투자가 940억~99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의 이번 투자는 AI 기술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 업체들도 AI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연구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의 AI 전용 GPU인 H100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아마존의 AI 연구팀과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협력을 통해 AGI 연구를 비롯해 자율 주행차, 로봇,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 개발에 앞장서려고 한다.

이외에도 아마존은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제휴를 감안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AI 기업 ‘앤트로픽’에 최대 4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아마존에 온라인 소매업뿐만 아니라 소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23년 12월 ‘AI 연구를 위한 AI 2023’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미 30억 달러를 투자한 오픈AI에 추가로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올해 초에 발표했다.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가 되려는 것이다.

이 회사는 AI 연구 인력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며, 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머신 러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개발하려고 한다.

메타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는 AI 기술 향상과 함께 상호 경쟁을 통해 AI 시장 규모를 확대하려고 한다. 이들은 선두에서 뒤처지면 이 분야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AI 관련 산업 매출이 오는 2027년까지 42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2년과 비교해 5년 만에 15배 성장이다.

한편, 엔비디아의 GPU 칩은 AI 연구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메타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는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엔비디아의 GPU 칩 구매 외에도 이런 투자 확대는 우리 반도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는 엔비디아의 GPU 외 메모리 분야의 투자도 수반돼야 완벽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저장하고 전송하기 위한 메모리 용량과 성능이 중요하다. 또한 AI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의 응답 속도도 중요하다.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제공하는 HBM 제품 외에도 향후 메모리 첨단 부품을 다른 빅테크에 공급해 매출 개선과 함께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