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 당국과 주요 항공사는 그동안 프라이버시 침해 등을 이유로 안면인식 시스템 사용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외국의 공항과 항공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미국 측도 서둘러 생체정보 인식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중국은 국제 공항의 86%인 74개 공항이 이미 생체정보 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이용객이 가장 많은 베이징 캐피털 국제 공항은 안면인식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국제 공항 중에서는 36%만 생체정보 이용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NYT가 전했다.
여행객이 온라인으로 TSA 프리체크 멤버십 가입 신청을 한 뒤 TSA에서 대면 인터뷰를 통해 신원과 지문 등을 등록해야 한다. 프리체크 가입자는 미국 200곳 이상의 공항검색대에서 간소화된 보안 절차에 따라 신속히 통과할 수 있다. 델타항공 외에 아메리칸항공·유나이티드항공 등 다른 항공사도 프리체크 여행객을 대상으로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항공기 탑승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TSA는 지난해 5월부터 안면인식 기술을 미국 내 16개 공항에서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미국의 일부 연방 의원들이 미국 교통안전청을 대상으로 정부가 안면인식 기술과 같은 생체정보를 이용해 보안 검사를 강화하는 것은 시민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권리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교통안전청은 생체정보 데이터 중 일부만 제한된 상황에서 수집돼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과 공유하고, 그 데이터를 24개월 후 자동으로 삭제한다고 밝혔다. 또 신분증을 투입할 때만 카메라가 켜지는 방식으로 무작위로 사람들의 이미지를 수집하기에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통안전청은 볼티모어, 애틀랜타, 보스턴, 댈러스,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의 총 16개 공항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