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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된 홍콩 반체제 인사들, 알고 보니 은밀히 본토로 보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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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된 홍콩 반체제 인사들, 알고 보니 은밀히 본토로 보내져


홍콩 반체제 인사들이 은밀히 본토로 송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홍콩 반체제 인사들이 은밀히 본토로 송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본사 자료


홍콩 중문대 법학박사 과정 학생인 쩡 소우 씨는 약 4개월 전 행방불명됐다. 반체제 인사인 그녀는 홍콩의 형무소에서 실형을 살고 있었다.

1989년 천안문 사태와 관련해 살해된 학생을 추모하는 홍콩의 기념상이 철거된 것에 반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그녀의 친구들은 홍콩 교도소 밖에서 출소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콩시 당국에 따르면 그녀는 출신지인 중국 본토로 송환되었다. 친구들은 아직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2019년 홍콩의 대규모 항의 시위 이후 이런 은밀한 강제 송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쩡 씨는 본토로 강제 송환이 밝혀진 최초의 케이스다.

중국이 2020년 6월 홍콩 국가안전유지법(국안법)을 시행하면서 모든 항의 활동이나 단순 반대 표명조차 사라졌다. 이 법에 따라 단속이 이뤄져 수십 명의 야당 정치인이 수감된 상태다.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정당도 해산되고 상당수 출판물과 서점이 폐간 또는 폐점됐다. 국안법에는 용의자를 재판을 위해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홍콩은 정치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1월 말 국가기밀 절도, 국가반역, 외국에 의한 간섭 등의 범죄를 규정하는 또 다른 국가안전조례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

쩡 씨처럼 연락이 닿지 않는 반체제 인사들의 수는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본토 활동가들이 홍콩을 방문하면 자국에서의 통제에 비해 주민들이 크게 자유를 구가하는 것을 부러워했다.

한 중국 인권 변호사가 홍콩에 내려올 때마다 자유의 숨결을 느낀다고 말했다. 요즘 홍콩을 찾는 중국 인사들은 홍콩이나 본토나 똑같다고 탄식한다.

쩡 씨는 홍콩 유학을 통해 비교적 자유롭게 인터넷을 열람할 수 있어 법의 지배 우위와 중국에 관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국안법 이후 홍콩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홍콩의 국안법은 무엇이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협'에 해당하며, 무엇이 '정권전복'이 될 수 있는지 모호하게 정의되어 있다. 그 정의를 가늠하는 권한은 당국에게 주어져 있다. 어떤 개인이나 조직에 대해 압력을 가할지 여부도 당국이 재량을 쥐고 있다.

쩡 씨의 친구는 그녀의 신변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쩡 씨의 현재 상태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른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이 중국 본토와 같은 경찰국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