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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비트코인 4차 반감기, 채굴 시장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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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비트코인 4차 반감기, 채굴 시장 ‘폭풍전야’

암호화폐 시장의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가 도래하며 채굴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암호화폐 시장의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가 도래하며 채굴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사진=로이터
암호화폐 시장의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가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코인 채굴 산업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시장에 비트코인을 공급하는 채굴업자들이 사업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슬슬 발을 빼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반감기’란 채굴 작업으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는 일정 기간마다 새로운 코인의 공급을 절반씩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총 2100만 개라는 정해진 양만 발행되도록 설계했다.
약 4년 간격으로 예정된 반감기는 지난 2012년 11월 첫 반감기를 시작으로 2016년 7월과 2020년 5월에 두 번째 및 세 번째 반감기가 이뤄졌다. 오는 4월 20일로 예상되는 반감기는 네 번째 반감기다.

비트코인의 반감기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바람직하고 기대되는 대형 이벤트다. 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이미 발행되어 있거나 이후 새롭게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수요 대비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거래 가격은 지난 2012년 첫 번째 반감기 이후 5개월 사이 약 2330%나 상승했으며, 2016년 두 번째 반감기 이후 5개월 동안 2876%나 상승했다. 2020년 세 번째 반감기 이후에는 상승폭이 다소 완만해졌지만 11개월 동안 611%나 상승했다.

특히 이미 충분한 양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이들은 비트코인 가격의 등락과 상관없이 보유 자산 가치가 자연스레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 1월 비트코인의 현물 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되고 제도권 투자상품으로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한 기대도 더욱 고조되는 중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생산해 코인 시장에 공급하는 채굴 사업자들은 반감기가 다가올수록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매번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블록 생성에 대한 보상은 최초 비트코인 50개에서 25개로, 두 번째는 12.5개로, 세 번째는 6.25개로 줄었다. 오는 네 번째 반감기에는 ​3.125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대다수 비트코인 채굴업자는 자신이 생산한 비트코인 일부를 판매해 전기요금이나 임대료,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을 충당한다. 즉, 반감기로 비트코인 획득량이 절반으로 줄면 판매할 수 있는 코인의 양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 세 번의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장 큰 이유도 채굴업자들이 판매하는 비트코인 양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구매 수요가 유지되면 채굴업자들이 판매하는 비트코인의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코인의 수가 줄어도 채굴업자들의 수익과 사업이 유지될 수 있다. 다만,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 같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코인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 유지가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

게다가 지난 세 차례에 걸친 반감기로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채굴 사업이 비트코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감소하고 있다. 이는 다가오는 네 번째 반감기에 공급 감소로 인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낮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비롯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예멘 후티 반군으로 인한 홍해 항로의 위기 등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면서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막대한 양의 전기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생산하는 채굴업자들의 유지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이번 4차 반감기가 금융시장이나 외부 투자를 통해 사업 유지를 위한 충분한 자본 조달이 어려운 중간 규모 이하의 비트코인 채굴업자에게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