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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장례식에 모인 수천 군중 “푸틴은 살인자”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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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장례식에 모인 수천 군중 “푸틴은 살인자” 외쳐

나발니의 장례식이 1일(현지 시간) 러시아 교회에서 엄수됐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나발니의 장례식이 1일(현지 시간) 러시아 교회에서 엄수됐다. 사진=본사 자료
최근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이 1일(이하 현지 시간) 모스크바 우톨리 모야 페찰리(내 슬픔을 위로하소서) 교회에서 엄수됐다.

크렘린 당국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한 나발니를 위한 추모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고 미리 러시아인들에게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나발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모 행렬은 교회에서 시작하여 나발니가 안장된 묘지까지 이어졌다. 참석한 일부 시민들은 "전쟁 반대"를 소리쳤다. 또 다른 시민들은 "푸틴은 살인자"라거나 "정치 수감자를 해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들은 이번 달 말 대통령 선거 이후 당국으로부터 유·무형의 보복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함께 구호를 외쳤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렘린 당국은 러시아 정교회에서 행해지는 나발니의 장례식이 자칫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당국이 비밀 장례식을 요구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 측의 요청으로 장례식이 행해졌다.

장례식 전 며칠 동안 모스크바는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였다. 러시아 독립 언론은 지난 29일 아침 교회와 묘지 주변에 많은 경찰이 목격되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공공건물과 지하철 역 주변에도 보안이 강화되었다.

정오에는 시민들이 장례식이 열릴 예정인 교회에 모이기 시작했다.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외부에 울타리가 설치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꽃을 들고 경의를 표하며 기다렸다.

나발니의 관을 운반하는 유족들이 교회로 들어갈 때,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고 일부는 "나발니, 나발니"라고 소리쳤다. 그들은 "당신은 두려워하지 않았고 우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외쳤다. 경찰은 대부분 나발니의 친척들만 교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나발니의 아내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이번 주 초 유럽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안전 요원들이 장례식을 남편의 지지자들을 더 많이 체포하는 기회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인스타그램에 "영원히 사랑합니다. 안식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