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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와 실리콘밸리 CEO 갈등은 누구에게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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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와 실리콘밸리 CEO 갈등은 누구에게 이득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첨단 기술 분야에서 머스크의 독보적인 지위에 도전하는 기업들과의 경쟁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독점 문제, 기술 오남용, 사회적 갈등 등 부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어, 기술 발전의 이면에 숨겨진 위험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 2차전지, 로봇, AI, 우주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실리콘벨리의 주요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는 혁신적인 기술과 과감한 비전으로 유명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머스크의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 스타일과 직설적인 의사 표현으로 인해 다른 기업가들과 개인적 갈등을 겪어 왔다.
이러한 갈등은 최근에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머스크가 자신이 공동 설립한 오픈AI와 CEO 알트먼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조직으로 설립되었음에도 이윤 추구에 매몰되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 계약은 AI 기술을 특정 기업에 독점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는 인류 전체 이익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것이 오픈AI 창업 계약을 위반이라고 말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블록버스터 제품인 GPT-4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GPT-4는 GPT-3보다 10배 더 큰 데이터셋과 10배 더 많은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보다 더 뛰어난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대표 언어 모델인 GPT-4는 악용될 경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GPT-4는 거짓 정보, 허위 뉴스, 혐오 발언, 사기 행위 등을 쉽게 생성하고 전파할 수 있다. 또한, GPT-4는 인간 의사 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유와 책임을 침해할 수 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원래 설립 목표였던 오픈소스 정신을 저버리고, GPT-3 등 자체 개발 기술을 비밀로 유지하는 것을 비난하며, 이는 AI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소수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AI 전문가와 시민들이 지지하고 있다. 머스크가 제기한 AI 기술 안전성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에 공감하고, 오픈AI 투명성 부족에 대한 비판에 호응했다. 이들은 오픈AI가 기술을 공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며, AI 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머스크의 주장이 개인적인 감정에 기반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머스크는 오픈AI 운영에 참여했다가 운영 방식에 대한 견해의 차이로 결별하고 독자적인 AI 기업을 창립한 바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와 경쟁하고, 오픈AI의 기술을 비판하고, 오픈AI의 투자자와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와도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머스크의 소송이 오픈AI에 대한 복수심이나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오픈AI는 머스크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오픈AI는 이윤 추구를 통해 AI 기술 개발을 지속할 수 있고, 투명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GPT-4의 기술을 마이크로소프트와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이나 연구기관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픈AI는 GPT-4의 안전성과 윤리성을 보장하기 위해, 기술의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감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번 갈등은 AI 기술 개발 방향과 윤리에 대한 중요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AI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업과 개인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머스크와 실리콘벨리 CEO 갈등은 AI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2차전지, 우주, 로봇 등 다른 첨단 분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네우럴링크 등 자신이 주도하는 기업들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시장에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비전과 목표에 도전하는 경쟁 기업들과의 갈등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경쟁자인 리비안과 니콜라에 대해 비난하거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리비안이 테슬라 기술을 도용했다고 주장했으며, 니콜라가 자신의 수소 연료전지 트럭을 과장하고 사기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한, 2차전지 분야에서 테슬라의 배터리 파트너인 파나소닉과의 관계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충분한 배터리를 공급하지 못하고, 품질이 낮다고 불평했다.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개발하고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우주 분야에서는 스페이스X가 개발한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재사용 가능한 로켓인 펠콘에 대해 다른 기업가들과 갈등 중이다. 스타링크 인공위성은 천문학자들과 우주관측 기관에 불만을 받고 있다. 스타링크의 인공위성이 밤하늘에서 너무 밝게 빛나서, 천체 관측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스타링크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주도하는 블루오리진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투자한 원웹과 같은 다른 인공위성 인터넷 기업들과도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스타링크의 인공위성이 우주 쓰레기를 양산해, 우주 규제를 어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펠콘 분야에서도 블루오리진과 갈등을 겪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펠콘의 우주 발사장과 착륙장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우주 계약에서 펠콘과 대결을 시도했다.

로봇 분야에서는 네우럴링크가 개발하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다른 기업가들과 경쟁하고 있다.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인간과 기계를 연결하는 기술로, 페이스북과 경쟁 중이다. 머스크는 페이스북 BCI 기술이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뇌를 조작할 수 있다고 비판했고, 저크 버그는 네우럴링크의 기술이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인간 본질을 바꿀 수 있다고 비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에 6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로봇을 개발 중인 머스크가 트위터에 “덤벼라”고 트윗을 날렸다.

머스크와 실리콘 벨리 CEO 갈등은 누구에게 이득인가? 이는 중요한 질문이다. 단순히 머스크와 그의 사업에 관심과 화제성을 유지해 브랜드 가치의 상승과 머스크가 주도하는 기업의 주가 상승을 촉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쟁 기업과의 갈등을 통해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이고 소비자에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독점 문제, 기술 오남용, 사회적 갈등 등 부정적 측면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혁신 경쟁이 아니라, 감정적 대립이나 사적인 이익을 위해 갈등이 심해진다면, 이는 기술의 후퇴를 초래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