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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 스타트업, 업황 둔화·가치 하락에 고용·주식 보상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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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 스타트업, 업황 둔화·가치 하락에 고용·주식 보상 '뚝'

유망 기술 스타트업들이 기업 가치 하락 업황 둔화로 고용을 줄이고 신규 채용시 자사주 보상을 줄이고 있다. IPO를 앞두고 기업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레딧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망 기술 스타트업들이 기업 가치 하락 업황 둔화로 고용을 줄이고 신규 채용시 자사주 보상을 줄이고 있다. IPO를 앞두고 기업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레딧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테크업계 스타트업들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하락과 업황 둔화로 고용을 줄이고 신규 채용 시 제공하는 자사주 보상도 줄이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만3000여개 비상장 스타트업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르타(Carta)의 데이터를 인용해 최근 미국의 기술 스타트업 취업자들이 18개월 전과 비교해 평균 37% 적은 자사주 보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규 취업자에게 회사 주식을 보상으로 주는 것은 대기업보다 평균 급여가 낮은 스타트업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 중 하나다. 회사가 성장하고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기업 가치가 급상승하면 자사주 매각을 통해 막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붐으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스타트업의 평가 가치는 지난 18개월 동안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르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투자금 조달에 나선 스타트업 중 약 20%가 기업 평가 가치가 이전보다 낮은 다운 라운드(down round)로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초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식료품 배송업체 '인스타카트'는 2021년 당시 기업가치가 390억 달러(약 51조 2000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9월 IPO 당시 평가 가치는 99억 달러(약 13조 원)에 그쳤다.

다음 주 IPO 예정인 소셜미디어 기업 '레딧'의 평가 가치는 지난해 100억 달러(약 13조1000억 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58억∼64억 달러(약 7조6000억∼8조4000억 원)로 예상된다.

톰 카이저 카르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업들이 향후 시장 상황 개선 시 더 많은 자금을 모으기 위해 주식 보상을 줄이고 있다”라며 “취업자들도 보상에 대한 요구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저 COO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기업들이 매우 보수적으로 현금과 주식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직원들도 과거처럼 시장이 작동한다고 믿지 않고 있어 주식보다 현금성 보상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기술 산업 업황이 AI 분야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둔화하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스타트업의 직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르타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 스타트업의 신규 채용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2022년 채용한 직원 중 32%는 이미 퇴사했다. 해고자 수도 늘면서 지난해 1월에만 1만8000명이 해고됐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