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속해서 내려가다가 3월 중반 이후 급락세를 보인다. 달러화 가치는 7.18위안에서 7.25위안으로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 9월까지 달러화 가치가 7.45위안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 매체는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자들까지도 우방국의 통화 약세를 당분간 간과할지 모르나 중국에 대해서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무역 보복 조처를 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 다시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고, 미국 정치인들이 이를 우려해 무역 분쟁이 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 고문들이 달러를 평가절하해 미국 수출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에서 일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런 방안을 트럼프 캠프 고문들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달러 약세를 통해 미국의 수출 가격을 낮추고, 무역 적자를 감소시키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킹 달러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킹 달러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중국과 같은 대미 수출국은 킹 달러 수혜자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과잉 생산과 수출 문제를 핵심 이슈로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에서 값싼 제품이 밀려들면 미국의 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다. 미국은 특히 중국의 값싼 전기차가 수입되기 시작하면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 정치권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원천 봉쇄하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한국·일본 등 우방국과는 원화와 엔화의 급락 사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미국·일본 3국이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와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17일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열린 첫 3국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뒤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3국 재무장관들은 최근 원화와 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공동선언문을 통해 밝혔다.
25일에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1분기 GDP 증가율 예비치는 연율 2.2%다.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 확정치는 연율 3.4%였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5.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