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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전량 리콜 사태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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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전량 리콜 사태의 ‘이면’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출시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전량 리콜한 이유는 사이버트럭의 가속페달 패드가 느슨해져 운전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차량이 발진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프트웨어적인 결함이었다면 온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리콜까지 단행할 필요가 없었으나 이 문제는 서비스센터에서 직접 처리해야 하는 문제여서 테슬라 입장에서는 대규모 리콜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분기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는 실망스러운 발표를 내기에 앞서 이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자신의 리더십 논란을 비롯한 각종 리스크가 겹치면서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테슬라의 경영진 입장에서는 사이버트럭 리콜 사태가 엎친 데 덮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를 단순히 악재로만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테슬라 입장에서는 불행 중 다행인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사이버트럭 판매량 3878대로 드러나


24일(현지 시각)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번 리콜 사태에서 다른 한편으로 주목할 점은 리콜 대상이 된 사이버트럭의 규모다.

테슬라가 밝힌 바에 따르면 테슬라가 리콜한 사이버트럭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서 팔린 3878대 전량이다.

USA투데이는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사이버트럭 사전 예약 건수가 190만 건에 달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판매실적이 아직 4000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분명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USA투데이는 사이버트럭의 판매실적을 픽업트럭 선두주자들의 실적과 비교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양대 산맥인 포드자동차와 GM의 판매실적을 들여다본 결과 테슬라와 커다란 차이가 있지 않았다는 것.

포드차가 이달 초 밝힌 바에 따르면 포드차의 대표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의 경우 지난 1분기 동안 7743대가 팔렸다. GM의 경우는 같은 기간 허머 EV의 판매량이 1688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리비안의 경우 지난 1분기 동안 1만358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밝혔으나 모델별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1은 사이버트럭의 경쟁모델인 리비안 R1T의 판매량이 2399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사이버트럭보다 못한 성적표다.

사이버트럭이 공식 출시되기 전에 쏠렸던 관심에 비하면 실제 판매실적은 아직 미미하지만 테슬라의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특히 아직 출시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뒤처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라는 것이 USA투데이의 지적이다.

◇댄 아이브스 “머스크발 경영 난조에 기름 부은 격”


물론 이 같은 시각을 제외하면 사이버트럭 전량 리콜 사태에 대한 시각은 매섭다.

테슬라의 머스크발 경영 리스크의 위험성을 경고해온 테슬라 전문 분석가이자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의 지적이 대표적이다.

아이브스는 영국 가디언과 최근 한 인터뷰에서 “머스크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경영 난조에 사이버트럭 전량 리콜 사태는 기름을 부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USA투데이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번 리콜 사태에도 지난해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목표를 아직 고수하고 있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사이버트럭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 “향후 수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이버트럭의 연간 판매량을 50만 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머스크는 전량 리콜 사태를 부른 사이버트럭의 가속페달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X에 올린 글에서 “가속페달 문제 때문에 사이버트럭과 관련한 사고가 일어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대한 결함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한 것뿐이라는 것이 그의 시각인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