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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값 급등에 '코코아 프리' 초콜릿 개발 스타트업에 관심 집중...맛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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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값 급등에 '코코아 프리' 초콜릿 개발 스타트업에 관심 집중...맛이 관건

2024년 파리 올림픽 경기 중에 제공될 프랑스 제빵사 토니 도레가 만든 초콜릿 빵.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파리 올림픽 경기 중에 제공될 프랑스 제빵사 토니 도레가 만든 초콜릿 빵. 사진=AP/연합뉴스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지난해 약 4배 급등하면서 초콜릿 생산업체들의 폐업과 생산 축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초콜릿의 대안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각)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인공 배양 또는 ‘코코아 프리(무첨가)’ 초콜릿 버전을 개발 중인 최소 4개의 회사가 지난 1년 동안 자금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이 모금한 자금은 현재까지 총 1억1000만 달러 이상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은 지난 몇 분기 동안 모금된 것이라고 크런치베이스는 전했다.

코코아 가격은 전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흉작으로 지난해 이래 거친 상승세를 보였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코코아 작황이 4년째 흉작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초콜릿 제품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올해 세계 시장 규모는 25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원재료 공급이 제한되고 수요는 급증하는 상황에서 초콜릿의 대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자금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에 따르면 ‘코코아 프리’ 초콜릿이란 기본적으로 초콜릿처럼 보이고 비슷한 맛이 나지만 코코아콩을 재배하거나 수확할 필요가 없는 재료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보야지 푸드(Voyage Foods)는 현재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받은 회사로, 견과류 버터 대체품을 포함하는 제품군의 일부로 코코아가 없는 초콜릿을 만든다.
회사는 현재 초콜릿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칩과 웨이퍼를 판매하고 있으며 식물성 기름과 설탕 및 포도씨를 상위 3가지 재료로 사용한다.

보야지 푸드는 현재까지 63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4월 초 식품 및 농업 대기업인 카길(Cargill)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카길은 "코코아 기반 제품에 대한 지속 가능한 대안"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보야지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보야지 푸드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설립자인 애덤 맥스웰은 초콜릿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는 것 외에도 식품 회사들은 코코아 없는 초콜릿을 공급망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코아 프리 초콜릿과 같은 재료는 전통적인 초콜릿과 같은 상품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 변동성에 훨씬 덜 취약하다"라며 "조달 비용이 저렴하고 널리 구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재료를 사용하는 데 특히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플래닛 A 푸드(Planet A Foods)는 '초비바(ChoViva)'라는 초콜릿 대체품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귀리와 해바라기씨와 같은 재료들로 만들어진 혼합물인 초비바가 "발효와 같은 과정"을 거치고 "초콜릿만큼 맛있다"고 밝혔다.

3년 된 플래닛 A는 기후 기술 벤처캐피털 월드 펀드(World Fund)가 주도한 1월 시리즈 A에서 1540만 달러를 포함해 현재까지 43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크런치베이스는 코코아 프리 초콜릿 스타트업이 성공을 거둔다면,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 중 상당수가 더 이상 아프리카의 머나먼 농장에서 공급되지 않는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맛의 각도’에서 대체품이 얼마나 실제 초콜릿과 유사한 맛을 낼 것인지가 관건으로 언급됐다.

크런치베이스는 코코아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 바는 대체 재료로 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초콜릿 칩 쿠키나 코팅된 아이스크림 바와 같은 간식에는 대체품을 사용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