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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세르비아·헝가리에 유럽 진출 위한 교두보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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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세르비아·헝가리에 유럽 진출 위한 교두보 마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월 5일부터 10일간 유럽을 순방했다. 이번 순방 과정은 중국과 유럽 간의 복잡한 관계를 재조명하는 기회였다.

이번에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등 세 국가를 방문했는데, 이들은 자유 진영의 대중국 견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도 중국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들을 통해 진출 기회를 확대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시진핑, 세르비아와 투자 협정 체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세르비아와 투자 협정 체결. 사진=로이터

실제로 시진핑은 “중국은 유럽에 도전이 아닌 기회,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라는 견해를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이번 순방으로 유럽연합(EU)이 규정한 ‘구조적 경쟁자’라는 틀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고, 여전히 상호 견해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간 완고했던 유럽 진출을 가로막는 벽을 어느 정도 해소한 측면은 있다고 보았다.

이번 순방에서 시진핑은 유럽의 균열을 보여주었는데, EU의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세르비아와 헝가리에서 친중 행보가 나타났다. 양국은 이번 방문에서 중국과의 관계 격상을 발표했다. 무역·안보·인권 등 유럽의 대중국 정책과는 일정 부분 차이가 있는 합의가 나왔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시진핑의 세르비아·헝가리 방문과 성과는 그가 미국이 지배하고 있다고 보는 세계 질서를 흔들 수 있음을 보이는 데 일단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함께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유럽 최초 지도자가 됐다. 이는 공통 이익에 대한 협력을 요구하며, 국가들이 동맹을 기반으로 상호 작용하거나 국내 정치 및 인권 기록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합의였다.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상징적 선언이다.

세르비아는 그 대가로 자유무역협정과 농산물 수입 및 직항편 확대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 중국의 경제적 힘을 인정한 것이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세계관을 공유하는 성과를 얻었다. 권위주의적인 통치로 EU 내에서 우려를 야기하는 오르반 총리는 양국 관계를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경제적 도움을 받는 대가로 헝가리는 중국을 구조적 경쟁자로 규정한 데 이견을 보일 수 있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시도에 반발할 수 있다.

시 주석은 헝가리가 7월부터 EU 순환 의장국이 될 경우, “중국-EU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기 희망한다”고 자신의 속내를 밝혔다.

두 정상은 또한 철도, 정보기술(IT), 원자력 같은 부문을 포함하는 약 18개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경제, 무역, 투자, 금융 협력을 심화”하고 부다페스트-베오그라드 철도를 포함한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헝가리는 전기차 제조업체를 포함한 중국 자동차 공급업체에 유럽에서 점점 더 중요한 생산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BYD는 유럽에서 전기차 생산을 위한 첫 번째 발판을 헝가리에 마련했다. 작년 말 헝가리에 공장 설립을 약속했다.

중국과 유럽 관계는 EU가 중국에 대한 경제적 불만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두둔하면서 나빠졌고, 현재 중국에 대한 의존 탈피라는 명분으로 인해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중국과의 거리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며 발생한 것으로 중국은 글로벌 질서를 재편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대변해 서로 갈등을 보이는 것은 양 국가 사이의 이익과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르비아와 헝가리처럼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경우 경제적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 성과에 대해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이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이격(離隔)을 해소하려는 시도에 대해 아직은 커다란 성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진핑 방문을 전후해서도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무역과 기술 제재를 부과하는 조치를 하고, 이미 유럽만 해도 중국과의 무역보다 미국과의 교역이 더 많기 때문에 굳이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에 우호적 입장을 보일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시진핑이 직접 유럽을 방문한 의도를 감안할 때, 중국은 이번 방문을 통해 유럽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분명하게 존재함을 보여주었고, 앞으로도 이것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시진핑 외교전략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럽과의 관계 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유럽과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유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유럽과의 인프라 연결을 강화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유럽은 중국 인권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태도를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시진핑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이러한 유럽의 우려를 충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한편, 프랑스·독일을 비롯해 EU 진영의 주도 국가들은 5월 푸틴의 베이징 방문 이후 나올 양국의 선언을 지켜본 뒤에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강화할지, 유연하게 조정할지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