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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이픽스잇, 삼성과 자가수리 협력 종료…“수리비 오히려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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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이픽스잇, 삼성과 자가수리 협력 종료…“수리비 오히려 높였다”

IT 기기 분해 및 수리가이드 제작으로 유명한 미국 아이픽스잇이 삼성과 맺은 자가 수리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 관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아이픽스잇이 제작한 갤럭시S21 자가수리용 가이드 일부 모습.  사진=아이픽스잇/샘모바일 이미지 확대보기
IT 기기 분해 및 수리가이드 제작으로 유명한 미국 아이픽스잇이 삼성과 맺은 자가 수리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 관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아이픽스잇이 제작한 갤럭시S21 자가수리용 가이드 일부 모습. 사진=아이픽스잇/샘모바일
애플의 폐쇄적이고 경직된 수리 서비스에 맞서 부품 단위의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강조해 온 삼성이 미국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모바일 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수리 가이드 및 분해 보고서 등으로 유명한 아이픽스잇(iFixit)이 삼성과 맺은 자가 수리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각종 전자제품의 수리용 부품과 도구 등을 공급하는 아이픽스잇은 새로운 IT 및 모바일 기기가 출시되면 해당 제품의 상세한 분해 및 수리 가이드를 무료로 제작해 배포함으로써 제조사가 아닌 별도 수리점이나 스스로 자가 수리를 시도하는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이픽스잇의 분해 및 수리 가이드를 신제품의 실제 내부 구조를 분석하는 용도로 활용하거나, 수리 및 부품 교체의 용이성 등을 판가름하는 신뢰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 미국에서 자가 수리 서비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자가 수리용 부품과 도구,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해 아이픽스잇과 협력관계를 맺은 바 있다.

아이픽스잇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 제품 수리를 위해) 독립 수리점에 필요한 도구와 부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수 없었다”라며 “우리는 고객이 수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삼성의 약속’을 의심하게 만드는 도전에 계속해서 직면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삼성의 자가 수리 프로그램은 다른 파트너와 계속될 수 있지만, 자신들은 더 이상 그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가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않아 현지 수리점들이 핵심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공급된 부품들의 가격도 너무 비싸 소비자들이 수리받는 대신 아예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이픽스잇은 “삼성 갤럭시 기기의 디자인이 불편하게 서로 접착되어 있다”라며 “배터리와 디스플레이를 미리 접착된 묶음으로만 판매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수리 비용을 더 높였다”라고 비난했다.

결국 아이픽스잇은 자가 수리 프로그램에 대한 삼성의 접근 방식이 자사의 사명과 맞지 않는다며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 종료로 아이픽스잇은 6월부터 삼성의 공인된 제3자 부품 회사에서 해제된다. 회사 측은 기존에 제작한 분해 및 수리 가이드는 그대로 유지하고 기존 수리용 부품과 도구도 그대로 공급하지만, 향후 새로운 수리 가이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삼성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러한 아이픽스잇의 발표에 삼성은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샘모바일은 전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