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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후 변화 직격탄 맞은 와인, 60년 만에 최저 생산량…소비도 30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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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후 변화 직격탄 맞은 와인, 60년 만에 최저 생산량…소비도 30년 만에 최저

전 세계 와인 산업이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아 생산과 소비 모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와인 산업이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아 생산과 소비 모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와인 산업이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3년 와인 생산량은 196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소비량 역시 약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일(현지시각) 국제와인기구(OIV)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은 전년 대비 9.6% 감소한 약 237억 리터로 집계됐다. 이는 6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극심한 가뭄과 폭염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포도 작황에 큰 타격을 입힌 결과다.
특히 남유럽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23.2%, 20.8%의 생산량 감소를 겪으며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두 나라의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반면,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는 4.4% 증가하며 선방했지만, 호주와 아르헨티나는 각각 20% 이상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탈리아는 중부와 남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포도 잎에 곰팡이가 생기는 '곰팡이병'이 만연했고, 스페인은 극심한 가뭄과 고온으로 포도 생육에 차질을 빚었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2023년 초까지 지속된 라니냐 현상의 영향으로 이상 저온과 홍수가 발생했으며, 아르헨티나 역시 서리와 우박 피해로 약 65년 만에 최저 생산량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지속될 경우 와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국립농업과학아카데미 연구팀은 21세기 말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전통적인 와인 생산지의 약 90%가 가뭄과 폭염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소비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2023년 세계 와인 소비량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221억 리터로, 약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은 전년 대비 24.7% 감소했고, 세계 최대 와인 소비국인 미국도 3% 감소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생산 및 운송 비용 상승이 와인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와인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이는 곧 소비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기후 변화와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와인 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와인 업계는 새로운 포도 품종 개발, 재배 방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기후 변화에 적응하고 생산량 감소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