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간 인수합병(M&A) 논의가 있었지만 정부의 독점 우려와 양사 간 입장차로 부진하던 협상이 결국 1달러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가입자 급감 속 생존 위한 합병
미국 위성 TV 업체 다이렉TV는 9월 30일(현지시각) 경쟁사인 디시 네트워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훨씬 편리하면서도 볼거리가 많고, 가격도 저렴한 온라인 스트리밍에 고객들을 빼앗기면서 위세가 크게 추락한 뒤에야 합병이 성사됐다.
수백만 가입자들을 스트리밍 업체들에 빼앗긴 뒤 다이렉TV와 디시 네트워크 모두 생사의 기로에 서면서 생존을 위한 합병에 합의했다.
이날 합의에 따르면 다이렉TV는 디시 네트워크 소유주인 에코스타에 단 1달러만 지불한다. 대신 다이렉TV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디시 네트워크 부채를 인수한다.
디시 네트워크는 오는 11월 23일 만기가 되는 부채만 20억 달러에 이른다.
다이렉TV 소유주인 미 통신사 AT&T는 다이렉TV 나머지 지분 70%를 사모펀드 TPG에 넘기게 된다.
AT&T는 2015년 다이렉TV를 인수했고, 2021년 지분 30%를 TPG에 매각한 바 있다.
TPG는 다이렉TV를 인수한 뒤 디시 네트워크에 100억 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다.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양사 합병은 아직 디시 네트워크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초라한 위성TV 위상
합병사는 다이렉TV 가입자 1100만여명을 포함해 가입자 수가 약 2000만명 짜리인 위성TV 업체로 거듭난다.
그래도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다이렉TV는 AT&T가 지분을 인수했던 2015년에 가입자 203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이날 합병으로 다시 확인된 위성TV의 몰락은 화려했던 옛 시절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초 두 회사는 2002년 합병 합의에 이르렀지만 당시 미 정부가 시장 경쟁 저하를 이유로 당시 190억 달러 짜리 합병을 불허했다.
합병이 무산되자 에코스타는 당시 다이렉TV 소유주였던 휴즈 일렉트로닉스에 6억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22년이 지난 지금 다이렉TV는 디시 네트워크를 단 1달러에 인수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