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9월 2518억7000만 대만달러(약 10조5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올해 3분기(7~9월) 매출액은 7596억9200만 대만달러(약 31조8010억원)으로 전년 3분기 대비 약 39.0%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공식적으로 TSMC는 오는 17일(현지 시각)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분기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이런 호실적을 거둔 이유는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세계 파운드리 1위인 TSMC는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TSMC는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주요 빅테크 칩 생산도 맡고 있다. 사실상 AI 반도체의 실질적인 생산을 도맡아 하고 있는 상황이다.
TSMC의 매출 절반 이상이 AI 고성능 컴퓨팅 부문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AI 반도체 시장의 흐름이 견조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TSMC가 4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AI 칩과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AP 칩이 4분기 TSMC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만 외신 공상시보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애플 등 고객사로부터 첨단공정 가격 인상 합의도 마무리했다.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CoWoS)'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더 늘어날 만한 상황이다.
더욱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완전 잠식한 TSMC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2.3%로 2위인 삼성전자(11.5%)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3분기에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다른 파운드리 생산 업체인 인텔도 막대한 적자로 인해 파운드리 사업 분야를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TSMC의 아성을 위협할 만한 회사가 없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TSMC 주가는 나날이 고공 행진을 그리고 있다. 올 들어서만 대만 주식시장에서 TSMC 주가는 약 72% 상승했다.
월가 분석가들도 TSMC의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2조8000억 대만달러(약 117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약 94%가 TSMC에 매수 추천을 하고 있으며, 평균 목표가는 215달러로 책정했다.
10일 미국 증시에서 TSMC는 0.59% 상승한 187.14달러를 기록했으며, 시총도 9700억 달러를 돌파하며 1조 달러 등극을 가시권에 뒀다. 월가는 향후 15% 더 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SMC는 내년에도 CoWoS 및 2~3나노 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으로, 2025년 투자액은 37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강해질수록 TSMC 또한 실적과 주가 면에서 모두 우상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예상을 뛰어넘는 TSMC의 실적은 기업과 정부의 경쟁으로 AI칩 지출이 증가할 거라는 업계의 전망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수요 약세로 애플의 A18 칩 주문이 감소할 수 있지만, 엔비디아나 인텔 등 기업의 수요가 이런 약세를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