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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째 美 체류 이재용 회장, 테슬라·애플에 이은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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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째 美 체류 이재용 회장, 테슬라·애플에 이은 타깃은

반도체 관세·글로벌 빅테크 협력 조율에 집중
25일 예정 한·미 정상회담 측면지원 행보 예상
삼성의 전략적 시선 미국...강력 드라이브 걸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대화하며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대화하며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에서 15일간 장기 체류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경영인들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연달아 회동하면서 현지 추가 투자와 빅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 회장은 최근 공개된 삼성전자·테슬라 동맹, 삼성전자·애플 동맹에 이은 후보를 찾는 데 '전력투구'하면서 미국 시장 공략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일각에선 오는 25일 예정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전날 이 대통령과 또 람 베트남 총서기 국빈 만찬에는 최태원 SK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을 이유로 이번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한·미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한 후 15일 넘게 현지 체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과 가전 생산·판매를 활발히 하고 있는 만큼 외교·경제 협력의 상징적 행사에 불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현재 이 회장이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체류가 단순한 해외 일정이 아니라 향후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방향을 가늠할 중대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관세 정책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최대 100%의 반도체 관세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제외된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미국 내 네트워크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의 미국 일정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사업 조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삼성전자가 애플과 이미지 센서 공급 계약을 확정하고, 테슬라와 차량용 반도체·배터리 부문에서 협력 논의를 진전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퀄컴을 테슬라에 이어 유력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미국에서 직접 파트너사 최고경영진과 만나 장기적 공급망·기술 협력 계획을 논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의 이번 행보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 중심축이 다시 미국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차세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파운드리 서비스 확대를 통해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미국 내 생산·고용 확대와 직결돼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무대가 미국인 만큼 이번 일정은 미국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한 연결 고리 구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이다.

결국 한·베트남 만찬 불참은 단순한 일정 충돌이 아니라 세계 최대 소비·기술 시장인 미국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