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자는 1기 집권 시절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3국이 무관세로 교역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체결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 이민자들과 마약이 미국에 유입되는 것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적절한 대응이 따르지 않으면 취임 첫 날인 내년 1월 20일 이 두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협박했다. 또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고 중국 제품에 물리는 관세율도 10%를 더하겠다고 말했다.
◇ '빅3', 최대 피해자 될 듯
트럼프가 밝힌 캐나다와 멕시코에 물리겠다고 한 관세율은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10% 관세율, 중국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관세율을 예상한 시장 전망과 다른 방침이다.
트럼프가 예고한대로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25% 관세를 적용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업체는 미국 자동차 3사인 '빅3'가 될 게 분명하다. 제너럴모터스(GM),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합작사인 스텔란티스, 포드 등 이른바 빅3가 멕시코에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1~3위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느 정도 피해를 볼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3국 자동차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멕시코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멕시코 자동차 생산 규모는 연간 380만 대 정도로 이 중 90% 이상이 수출용이며, 수출되는 자동차의 80%는 미국으로 간다.
미국 시장을 노리는 일본 도요타와 닛산, 혼다, 독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한국 기아차 등도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또 멕시코의 네마크,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 독일 콘티넨털, 미국 리어 코퍼레이션 등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멕시코에 생산 설비를 두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미국 수출을 위한 생산 기지이기는 하지만 임금이 멕시코보다 훨씬 비싸 설비가 많지는 않다.
◇ 멕시코 진출 자동차 업체 마진 감소 불가피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대니얼 로스카 애널리스트는 26일(현지시각) 분석 노트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멕시코에 설비를 구축한 자동차 업체들의 비용이 오르면서 마진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곳은 GM이 꼽힌다. 로스카 애널리스트는 GM의 순익 마진율이 2~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멕시코 공장의 대미 수출 순위 2위인 스텔란티스는 약 2%포인트, 3위 포드는 1~2%포인트 마진율이 하락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이는 얼마 안 되는 이들의 마진율을 감안할 때 실적에 상당한 충격을 것임을 예고한다.
시장조사 회사 팩트세트에 따르면, 올해 GM 영업이익 마진율은 약 8%, 스텔란티스와 포드는 각각 6%, 5.5%로 예상된다.
◇ 자동차 업체 매출도 감소
관세는 마진과 함께 매출도 덩달아 줄어들게 만든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시장이 예상한 10% 관세율이 적용될 경우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신차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이 4~5%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트럼프가 예고한 25% 관세율이 적용되면 업체들이 충격 일부를 흡수하지 않을 경우 차 값이 8% 가까이 뛰게 된다. 가격 상승은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봐도 틀리지 않다.
투자은행 베어드의 루크 정크 애널리스트는 앞서 25일 내놓은 분석노트에서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 자동차 판매 대수는 약 110만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크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2019년 5월에도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를 위협했지만 멕시코가 양보안을 내놓자 약 1주일 뒤 이를 철회했다고 지적했다.
◇ 자동차 업체들 주가 급락 등 벌써 된서리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벌써부터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부과 소식이 알려진 날 자동차 회사 주가는 급락했다. 미국 빅3의 낙폭이 컸다. GM은 5.41달러(8.99%) 폭락한 54.79달러, 스텔란티스는 0.76달러(5.68%) 급락한 12.61달러로 추락했다.
미국 수출 시장 비중이 큰 독일 업체들도 고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 시장에서 폭스바겐은 2.38%(1.96유로) 급락한 80.44유로, BMW는 1.18%(0.82유로) 하락한 68.48유로로 장을 마쳤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불똥을 피하지는 못했다.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는 1%(27.00엔) 내린 2668엔으로 마감해 비교적 충격이 작았지만 2위 닛산은 3.64%(14.80엔) 급락한 392엔으로 미끄러졌다. 3위혼다 역시 1.88%(25.50엔)하락한 1333엔으로 떨어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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