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관계 개선 기대감 있지만, 개인이 외교 정책 변화시키기 어려워"

최근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열린 미·중 관계 행사에서 왕지시 전 중국 외교부 고문은 "머스크가 중국과 많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중국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한 개인의 태도를 미국의 전체 정책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팬데믹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 미국 기업인 중 한 명으로, 중국 경기 침체 기간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테슬라는 전체 전기차의 절반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회사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런 배경에서 머스크가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됐다. 하지만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 초대 소장인 왕지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의 장위옌 소장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장 소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교토 원자폭탄 투하 계획을 막은 헨리 스팀슨의 사례를 들며 "개인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스팀슨은 폭격 대상 도시 선정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 일본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며 "주요 정책과 전략이 결정되면 한 개인이 국가의 외교 정책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정책이 개인의 영향력보다는 미국의 국가이익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는 이미 선거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중 견제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