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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계 "일론 머스크,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정책 영향력 제한적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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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계 "일론 머스크,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정책 영향력 제한적일 것“

"대중 관계 개선 기대감 있지만, 개인이 외교 정책 변화시키기 어려워"
일론 머스크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의 저명한 학자들이 일론 머스크의 미·중 관계 개선 역할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차기 정부의 대중 정책에서 테슬라 CEO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최근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열린 미·중 관계 행사에서 왕지시 전 중국 외교부 고문은 "머스크가 중국과 많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중국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한 개인의 태도를 미국의 전체 정책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팬데믹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 미국 기업인 중 한 명으로, 중국 경기 침체 기간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테슬라는 전체 전기차의 절반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회사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런 배경에서 머스크가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됐다. 하지만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 초대 소장인 왕지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왕 소장은 "머스크는 중국 기업들과 경쟁 관계에 있다"며 "테슬라가 중국에서 장기 투자를 할지, 아니면 이익을 얻은 후 떠날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한 개인에게 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의 장위옌 소장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장 소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교토 원자폭탄 투하 계획을 막은 헨리 스팀슨의 사례를 들며 "개인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스팀슨은 폭격 대상 도시 선정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 일본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며 "주요 정책과 전략이 결정되면 한 개인이 국가의 외교 정책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정책이 개인의 영향력보다는 미국의 국가이익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는 이미 선거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중 견제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