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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나선 일본과 호주, 태평양 섬나라 IT 인력 개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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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나선 일본과 호주, 태평양 섬나라 IT 인력 개발 지원

디지털 실크로드에 맞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축 목표
미국 부재 속, 일본·호주 중심 협력 강화...통신 인프라 주도권 경쟁 심화
일본과 호주가 태평양 섬나라의 IT 인력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과 호주가 태평양 섬나라의 IT 인력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과 호주가 태평양 섬나라의 IT 인력 개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기반으로 한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호주는 IT 인력 양성을 통해 태평양 섬나라의 통신 인프라 구축을 돕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이라고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태평양 섬나라들은 중요 통신 인프라 구축 및 유지보수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일본과 호주는 공동으로 IT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태평양도서국포럼(PIF) 15개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디지털 정책, 최신 기술 동향 등을 교육하고, KDDI, 인터넷 이니셔티브 재팬, NEC 등 일본 기업들은 해저 케이블, 데이터 센터 등 실무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일본의 선진 기술력을 홍보하고 태평양 섬나라의 통신 인프라 구축에 일본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일환으로 '디지털 실크로드'를 구축하며 태평양 섬나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저 케이블, 기지국, 통신장비 등을 제공하고, 디지털 결제 등 중국 통신 서비스 보급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나우루 등 여러 태평양 섬나라들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하는 등 중국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일본과 호주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통해 중국의 일방적인 세력 확장을 견제하고 지역 내 규칙 기반 질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 호주는 태평양 섬나라의 통신 인프라 구축에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오픈 RAN' 기술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공급업체의 장비를 활용하여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초 일본은 미국, 호주와 함께 태평양 섬나라 지원을 위한 3국 협력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USAID 폐쇄 결정으로 인해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일본과 호주를 중심으로 협력 체계가 재편되고 있다.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 확장 전략과 일본·호주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 사이에서, 태평양 섬나라들은 주요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호주는 IT 인력 개발 지원, 오픈 RAN 기술 도입 등을 통해 태평양 섬나라의 통신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중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막대한 경제력과 적극적인 원조 공세는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태평양 섬나라를 둘러싼 일본·호주와 중국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국제사회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