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미국 채 수익률 4.167%로 '뚝'...3%대 진입 베팅도 활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방안이 2일 발표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국채 가격 추가 상승(수익률 하락)에 대한 시장의 베팅도 더 활발해졌다.
거의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 시행으로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채 수요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이날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7.8bp(0.078%포인트) 하락한 4.167%를 기록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27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약 20bp 하락하는 등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미국 국채 가격 랠리 연장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국채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 옵션 수요가 일방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자들이 풋옵션 대비 콜옵션에 대해 지불하는 프리미엄이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매쿼리 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통화 및 금리 전략가는 "현재 시장에는 경기 침체나 적어도 경기 둔화 없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보다 경기 침체에 훨씬 더 중점을 두는 투자자들이 많다"면서 "따라서 채권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주 동안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월 중순까지 3.6%로 하락하는 데 베팅하는 옵션거래가 성행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JP모건체이스의 고객 포지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순매수 포지션은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31일까지 한 주 동안 JP모건 고객의 국채 순매수 포지션은 6%포인트 증가해 지난 3월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와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금리를 약 7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25bp씩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셈이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서도 국채 가격 상승에 대한 베팅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CFTC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 한 주 동안 헤지펀드는 미국 국채 2년물을 중심으로 순매도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커버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반대로 한 주 동안 채권 선물 롱(매수) 포지션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위험자산의 반등 기대감도 표출되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지면서 국채 등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월가에는 2일 발표될 조치가 예상보다 덜 강력할 수도 있으며 이에 따라 위험자산이 급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경제가 이러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한다"면서 "가계가 점점 더 소비 패턴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