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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의 트럼프 베팅, 1조 달러 손실 위기 속 무역 전쟁 갈등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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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의 트럼프 베팅, 1조 달러 손실 위기 속 무역 전쟁 갈등 노출

애플·엔비디아·테슬라 등 빅테크, 관세 정책으로 시가총액 급락 후 임시 구제
2025년 3월 21일 미국 뉴욕시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21일 미국 뉴욕시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무역 정책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미국 기술산업은 고율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가 임시 유예 조치로 다소 회복했지만, 장기적 위협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11(현지시간) "실리콘 밸리는 무역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빅테크 기업들의 이해관계는 트럼프를 백악관에 입성시킨 움직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최근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미국 기술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 시스템 공격으로 복잡한 전자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인공지능 붐을 일으키는 GPU가 내장된 컴퓨터 시스템에 "잠재적으로 파멸적인 관세"가 부과되면서 가장 발전된 AI 모델의 훈련이 미국 밖으로 이전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비록 일시적인 집행 유예로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1453조 원) 가량 회복되는 "기념비적인 구제 집회"가 열렸지만, 지난 10일 기술주에 대한 압박이 다시 고조되며 무역 격변 이면의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 세계화 시대에 성장한 기술산업, 고립주의로 전환한 정책 방향과 충돌

미국 기술산업은 세계화 시대에 성장했으며 세계화에 의해 철저히 형성됐다. FT"가장 저명한 지도자들 중 일부가 자연주의적이고 고립주의적인 본능이 많은 기술 이익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와 운명을 같이하는 것은 항상 위험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험은 전자 제품 공급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정보통신기술 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3300억 달러(43조 원)에 달했으며, 모든 디지털 제공 서비스 부문의 흑자는 2670억 달러(388조 원)의 순이익을 창출했다.

여기에는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 대한 애플의 마진이나 유럽에서의 인터넷 검색에서 얻은 구글의 광고 수익과 같이 공식 무역 데이터에 포착되지 않은 해외 판매에서 얻는 막대한 이익은 포함되지 않았다. FT"무역 위기는 이를 명백한 보복 대상으로 만들었으며, 이러한 위험은 미래의 무역 긴장과 함께 필연적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소프트 파워 손상과 동맹국 신뢰 약화 우려

FT 보도는 실리콘 밸리가 "트럼프의 가장 분열적인 정책들과 밀접하게 연계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소프트 파워에 타격을 입힐 위험을 무릅썼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개인 브랜드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의지로 인해 테슬라의 판매에 입힌 피해는 극단적인 사례일 수 있지만, 이는 무엇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에 대한 엄연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또한, FT"90일 일시 중지 버튼을 누르는 것은 위기를 초래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발생한 일로 인한 장기적인 피해를 방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임시 유예 조치의 한계를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이 동맹국이자 파트너로서 미국에 대한 장기적 신뢰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의 해외 고객들은 국가 안보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은 이미 "미국이 지배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대안을 육성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FT는 보도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글로벌 기술 표준을 설정하는 미국 주도의 접근 방식을 깨고 싶어했다", "그들은 이를 자국의 기술 회사에 유리한 대안으로 대체하기를 희망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FT는 트럼프를 지지했던 기술 분야 CEO들이 '우리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세계는 어차피 분열됐을 것'이라고 자기변명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직접 이런 분열된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그 책임성을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