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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액면세제도' 종료에 항공화물 업계 타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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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액면세제도' 종료에 항공화물 업계 타격 확산

중국발 미국행 화물기 취소 잇따라... 항공운임 하락 전망
전자상거래 수요 급감에 항공사들 노선 재배치 돌입
캐세이퍼시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맞춰 화물 전략을 조정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캐세이퍼시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맞춰 화물 전략을 조정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중국발 저가 소포에 대한 관세 면제 제도인 '소액면세제도'가 종료되면서 항공화물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화물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테무(Temu)와 쉬인(Shein)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직구 물량 급감으로 항공화물 운임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해운 자문 기업 제네타(Xeneta)의 최고 항공 화물 책임자 니알 반 데 보우(Niall van de Wouw)는 "이미 화물기 항공편이 취소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 항공사들은 중국과 미국의 수용 능력을 재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물류 기업 디메르코(Dimerco)도 에어차이나, 차이나카항공, 중국남방항공 등의 항공편 취소 계획을 보고했다.

홍콩 국적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부서 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화물 사업의 위험과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 심스 글로벌 어드바이저스(Cirrus Global Advisors)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지난주보다 평균 5.2대의 항공 화물기가 운항되지 않았으며, 향후 항공편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초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800달러 이하 패키지에 적용되던 면세 혜택도 종료되어 5월 3일부터 가격의 120% 또는 패키지당 100달러의 관세가 부과되며, 6월 1일부터는 패키지당 200달러로 인상될 예정이다.
"우리는 전자상거래 수요의 80%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 아마존 공급망 관리자이자 심스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설립자인 데릭 로싱(Derek Lossing)은 말했다. 그는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재배치할 것이며, 이는 업계 운임에 더 광범위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화물 항공편은 쉬인과 테무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저가 상품 수요에 힘입어 활기를 유지해왔다. 제네타에 따르면 중국-미국 노선 물량의 약 50%가 전자상거래 배송이다.

트럼프가 2월에 '소액면세제도'를 일시적으로 제거했을 때 중국-미국 노선의 항공 스팟 요금이 30% 하락했다. 당시 트럼프는 세관 혼란으로 결정을 번복했지만, 이번에는 본격적인 정책 시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무역 제한 발표 이후 글로벌 항공 화물 현물 운임은 이미 평준화되고 있으며 향후 더 하락할 전망이다. 4월 중순 킬로그램당 4.73달러였던 운임은 최근 4.20달러로 11% 하락했다. 반 데 보우는 "전자상거래는 항공 화물 수요의 주요 동력이었다"며 "그 수요에서 산소를 갑자기 제거한다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마감 일주일 전부터 미국 쇼핑객들에게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고, 테무 미국 사이트에서는 대부분 제품이 미국 내 창고에서 배송되는 것으로 표시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미국 내 창고 용량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편, 미국 당국은 펜타닐 등 불법 약물이 중국에서 밀수되고 있다는 우려로 중국발 전자상거래 배송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저가 중국산 소포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제안했으며, 의회에도 관련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데이터에 따르면 2020 회계연도와 2024 회계연도 사이 미국으로의 '소액면세제도' 수입 건수는 약 두 배로 증가했으며, 2024 회계연도에는 이를 통해 644억 달러 가치의 패키지가 수입됐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