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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캔톤 페어’ 참가 중국 장난감 업체에 암울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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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캔톤 페어’ 참가 중국 장난감 업체에 암울한 그림자

미국 수출 불확실성에 신제품 공개 꺼려... "R&D 투자 위축 우려"
"중국 제조사, 생존 위해 동남아 이전 불가피" 진단... 신흥시장 대체 한계적
중국 최대 무역 박람회인 춘계 캔톤 페어가 3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장난감 전시장은 관람객이 적고 분위기가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무역 박람회인 춘계 캔톤 페어가 3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장난감 전시장은 관람객이 적고 분위기가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무역 박람회인 ‘춘계 캔톤 페어’가 3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장난감 전시장은 다른 기술 제품 부문과 달리 관람객이 적고 분위기가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가 중국 전통 제조업계에 미치는 타격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많은 장난감 수출업체들은 표절 우려와 미국 바이어들의 참여 저조를 예상해 미국 고객과 공동 개발한 최신 제품을 박람회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높은 관세로 인해 미국 주문이 감소할 경우 신제품 연구개발(R&D)이 침체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내티 보이 토이즈(Natty Boy Toys)의 밥 루 CEO는 "미국의 주문 중단은 우리의 R&D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연구개발은 계속하겠지만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관세 문제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된다면 장난감 제조 수출업자들은 R&D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 CEO에 따르면, 월마트 납품량은 회복됐지만, 타겟 등 다른 미국 소매업체와 놀이공원에 제품을 공급하는 바이어들은 신규 주문을 보류하고 있어 많은 중국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재고 및 운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광동 오시 엔터프라이즈(Guangdong Ocie Enterprises)의 미야 유는 남미 시장을 겨냥해 80~90달러 대의 장난감 전기 오토바이를 박람회에 출품했다.

그는 "밝은 색상과 눈부신 조명이 남미의 취향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솔직히 이러한 제품은 미국 수출용 제품에 비해 품질 기준과 이윤이 낮다.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 미국 시장 없이 살아남기 위해 비용 효율적인 제품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수백 개의 중국 위탁 제조업체 공급망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선전 소재 현대관측연구소의 류카이밍 설립자는 더 심각한 도전은 불확실한 시장 전망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장난감의 가장 큰 목표 시장은 여전히 미국"이라며 "관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 수출업체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 시장은 어떤 면에서는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지만, 수요는 여전히 미국에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와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아동 장난감의 약 76%와 크리스마스 상품의 83%를 생산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HB 레저의 조달 관리자는 "유럽 시장은 상당히 약했던 지난해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미국의 수요와 비교할 수는 없다"며 "미국의 관세 정책은 우리 사업에도 좋지 않은데, 우리도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오는 컨테이너 선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 설립자는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은 결국 중국산 장난감 없이 버틸 수 있게 될 것이며, 올해 상황 진전이 중국 수출업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미국 슈퍼마켓들이 고통스럽게 관세를 흡수하고 있지만, 이 상황은 일시적"이라며 "세계 시장은 미국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미국 수입업체는 공급망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30%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중국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주문을 계속 받기 위해 생산 라인을 동남아시아나 미국으로 이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