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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방위협력 강화 위한 새로운 협의체 설립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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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방위협력 강화 위한 새로운 협의체 설립 합의

양국 국방장관 회담서 인도태평양 협력 프레임워크 강화 결정
중국 견제와 다각적 안보 협력 모색
라즈나스 싱 인도 국방부 장관(왼쪽)이 5월 5일 뉴델리에서 나카타니 장군 일본 방위성 대신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라즈나스 싱 인도 국방부 장관(왼쪽)이 5월 5일 뉴델리에서 나카타니 장군 일본 방위성 대신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일본과 인도가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지역 정세 속에서 양국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국방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성 대신과 라즈나스 싱 인도 국방장관은 뉴델리에서 약 1시간 30분에 걸친 회담을 통해 국방 관계자들로 구성된 새로운 협의 기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일본-인도 방위 협력'이라는 명칭이 제안된 이 새로운 기구는 인도군과 일본 자위대 간의 전반적인 협력을 담당하게 된다. 당초 일본 측은 이 기구를 '전략적 대화'로 분류하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양측 논의 끝에 이러한 명칭은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양국은 또한 합동 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고, 해로 안전 수호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방위 장비 분야에서도 협력을 논의했는데, 인도는 전투기 엔진과 탱크 엔진에 대한 일본의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한 실무 수준의 논의가 추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일본이 개발한 '유니콘' 스텔스 안테나 시스템의 인도 수출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NEC와 다른 일본 기업이 개발한 이 안테나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첨단 모가미급 호위함에 설치되는 최신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번 협력 강화의 배경에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해양 확장 정책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헬리콥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하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인도 역시 중국과의 국경 분쟁과 인도양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일본 국방 관계자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일본과 인도의 안보 전략에서 공통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2019년부터 외교·국방장관 간 양차 회담을 진행해 왔으며, 지상, 해상, 공중 분야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일 안보조약에 대한 부정적 발언도 일본이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 중 하나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일본 방어 의무에 대해 불만을 표명함에 따라, 일본은 미국 동맹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을 다각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편, 인도는 일본, 미국, 호주와 함께하는 쿼드(Quad) 안보 프레임워크 내에서 협력하면서도,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지향하며 브릭스(BRICS)와 같은 개발도상국 블록과의 관계도 중시하는 균형 외교를 펼치고 있다.

2023년에는 인도의 중국, 러시아와의 교역량이 쿼드 국가들과의 총 교역량을 초과했으며, 러시아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인도의 최대 방위 장비 공급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립방위연구소의 마리 이즈야마 선임연구원은 "인도는 애초에 특정 진영에 속할 생각이 없으며, 쿼드와 다른 그룹들과 사안별로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의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은 러시아와 유사한 국가들에 로비를 하고 남반구와 소통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이즈야마 연구원은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