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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재고, 1만대 돌파…판매 부진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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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재고, 1만대 돌파…판매 부진에 ‘비상’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로이터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재고가 미국에서 1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조한 수요로 인해 차량 프로그램 전반이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미국 내 테슬라 사이버트럭 재고가 1만대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차량 프로그램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은 앞서 지난달 초에도 테슬라가 1분기 말 기준 미국 내에 최소 2400대의 사이버트럭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그 수치가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테슬라의 정확한 재고 규모는 파악이 어렵지만 테슬라 차량의 온라인 등록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테슬라인포닷컴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사이버트럭 등록 건수가 1만건을 넘었다. 동일한 사양의 차량 여러 대를 하나의 등록으로 처리하는 테슬라의 특성상 실제 보유 재고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이같은 재고 급증은 단순히 생산 증가 때문이 아니라 테슬라가 다양한 가격으로 할인 판매를 진행하며 동일 차량이라도 각각 다른 가격으로 재등록한 데 따른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렉트렉은 “평균 판매가가 7만8000달러(약 1억700만원)에 달하는 사이버트럭 재고 규모는 약 8억 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재고로 남아 있는 사이버트럭 중 상당수는 2024년 생산분이며 심지어 지난해 10월 생산이 중단된 ‘파운데이션 시리즈’도 일부 포함돼 있어 이미 7개월 이상 지난 차량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최근 후륜구동(RWD) 사이버트럭을 새롭게 출시했지만 계획했던 소형 배터리팩은 포기하고 기존 사륜구동(AWD) 모델과 동일한 배터리팩을 사용하는 대신 일부 주요 기능을 제거했다.

이에 대해 일렉트렉은 “두 가지 배터리팩을 운용하기에는 차량 프로그램 자체가 너무 소규모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모델 S·X에서도 판매량 감소 후 비슷한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렉트렉은 “사이버트럭 재고 1만대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판매 기준으로 약 2분기 분량”이라며 “테슬라가 이미 생산 속도를 크게 늦췄지만 머지않아 생산을 일시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사이버트럭은 출시 초기 100만 건 이상의 예약을 받으며 주목받았으나 판매 정체와 잦은 구성 변경, 가격 인상 등으로 실제 수요는 예상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다. 일렉트렉은 “현재 상황에서 테슬라가 미국에서 연간 2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며 “연간 25만대 생산을 목표로 했던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