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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국영 기술기업들의 해외 진출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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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국영 기술기업들의 해외 진출 독려

BOE·레노버 등 유럽·중동·동남아 시장 공격적 확장 검토
"글로벌 전략 3.0으로 국제 시장 진출"...미국 의존도 낮추고 새 시장 개척
레노버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레노버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국영 기술 기업들에게 해외, 특히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디스플레이 선두 기업 BOE 테크놀로지 그룹과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 그룹은 중국 친화적인 지역으로의 공격적인 확장을 검토 중인 대표적 기업이다.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BOE는 홍콩에 본사를 두고 라틴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생산 사업을 운영하는 TPV와 같은 회사에 투자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며, 유럽 브랜드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BOE 공급업체 관계자는 "BOE는 이미 한동안 유럽에서의 자체 생산 능력 계획을 평가해 왔으며, 이 전략이 유럽 시장 확장과 지정학적 및 관세 불확실성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자본 및 기술 집약적인 프런트엔드 제조 공정의 해외 투자는 금지하고 있지만, 노동 집약적이면서 기술적으로 덜 까다로운 백엔드 모듈과 조립 부문의 해외 진출은 장려하고 있다.
레노버는 올해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집중하도록 팀에 지시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본사를 둔 전자제품 제조업체 알라트(Alat)와 함께 2026년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 생산을 위한 새 시설을 건설 중이다.

레노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현지 및 지역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럽과 아프리카로 배송하며, 잠재적으로 미국으로도 수출할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라고 설명했다.

중국 TV 제조업체들도 멕시코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피하기 위해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다각화를 검토 중이다. TCL, 하이센스 등은 오랫동안 멕시코를 북미 시장 서비스의 핵심 생산 기지로 활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베트남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영기업 SAIC 모터가 지난달 상하이 오토쇼에서 '글로벌 전략 3.0'을 발표하며 국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계획에는 유럽에서의 현지화 모색, 동남아시아에 공장 건설, 라틴 아메리카, 중동,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현지화된 운영 개시, 이집트, 모로코, 남아프리카를 아프리카 허브로 육성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구상 이후 중국은 국영 기업과 민간 기업의 해외 투자를 장려해왔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국내 생산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영기업이 해외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일리가 있다. 미국 국채를 포함해 미국 달러로 된 자산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한 베이징 변호사는 설명했다.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최근 몇 년간 증가해 2024년 약 1628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로는 스페인과 인도네시아의 CATL 배터리 시설, 슬로바키아의 Gotion High-Tech 배터리 공장, 튀르키예의 BYD 자동차 조립 공장 등 1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투자가 있었다.

Bank J. Safra Sarasi의 말리 치바쿨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 디커플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나중에 긴장 완화가 있더라도 디커플링은 여전히 결과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아세안 국가들이 이제 25-50%의 관세에 직면한 반면, 라틴 아메리카와 같이 10%의 관세만 부과되는 국가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