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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포스트 “트럼프의 인텔 딜은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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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포스트 “트럼프의 인텔 딜은 오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게 됐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미국의 ‘국가 대표’ 기업 가운데 하나로 불리던 인텔은 이제 시장의 중심에서 멀어진 노후 기업으로 전락했음에도 미국 납세자들은 이 거래를 위해 약 89억달러(약 12조4300억원)나 지불하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낸 사설에서 비판했다.
미국 국민들이 그 대가로 얻게 될 것은 최근 몇 년간 전략적 기회를 잇따라 놓치고 실행에서도 번번이 실패해온 기업의 주식뿐이라며 사설은 이같이 주장했다.

WP는 "이 거래의 논리는 분명하다. 반도체는 21세기 안보와 경제에서 핵심이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유시장 원칙을 버리고 정부가 직접 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은 중국과 다를 바 없는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미국은 중국을 흉내 내서 이길 수 없다. 오히려 시장의 역동성과 혁신을 억누르게 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WP는 “인텔은 한때 세계를 선도했으나 오늘날은 그 위치에서 멀리 떨어졌다”면서 “기술적 우위는 경쟁사에 빼앗겼고 최근에도 생산 차질과 경영 실패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기업에 국민 세금을 쏟아붓는 것은 투자라기보다는 구제금융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WP는 “진정한 해법은 주식 매입이 아니라 연구개발 지원, 공급망 다변화, 교육 투자, 동맹국과의 협력 같은 방식”이라면서 “시장 원리를 훼손하지 않고도 국가 안보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