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젠슨 황이 대만 전격 방문한 숨은 의도…“관세·이전가격 협상”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젠슨 황이 대만 전격 방문한 숨은 의도…“관세·이전가격 협상”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운데)가 지난 1월 16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실리콘웨어정밀공업(SPIL) 탄커 공장 기공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운데)가 지난 1월 16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실리콘웨어정밀공업(SPIL) 탄커 공장 기공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를 전격 방문해 관련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IT매체 Wccftech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그의 이번 행보에 단순히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협력 차원을 넘어 미국의 반도체 관세와 이전가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황 CEO는 타이베이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TSMC와 차세대 루빈 AI 칩 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빈 칩은 최근 테이프아웃(설계 데이터를 포토마스크에 옮겨 초기 생산을 시작하는 단계)을 마쳤으며 조기 생산 과정에서 결함 검증이 진행 중이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는 5거래일 동안 3.7% 하락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반영됐다.

◇표면적 이유와 이면의 목적

대만 매체들은 황 CEO의 대만 방문이 사실상 글로벌 생산 물량 배분, 관세 부담 최소화, 이전가격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전가격은 다국적 기업이 자회사 간 거래 가격을 조정해 세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민감한 쟁점이다.

전문가들은 “황 CEO는 TSMC와의 논의를 통해 미국과 대만 사이의 관세 전쟁 속에서 엔비디아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TSMC 지분 매입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TSMC 지분 매입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투자자 불안이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TSMC 주가는 여전히 매수세가 약한 상황이다.

그러나 황 CEO는 공항에서 “TSMC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회사”라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미국 투자 카드로 관세 회피?

엔비디아는 미국 내 5000억달러(약 688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내세워 일부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첨단 3나노·2나노 공정은 대부분 대만에 집중돼 있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이 격화될 경우 엔비디아와 TSMC 모두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