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신중론과 대조… 생산능력 확대 및 시장점유율 집중
중국 車칩 국산화 정책 등 현지 수요 증가세 반영
중국 車칩 국산화 정책 등 현지 수요 증가세 반영

SMIC 경영진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2024년 이익 분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SMIC는 2025년 자본 지출(Capex) 목표를 73억 2000만 달러(약 10조 2370억 원)로 잡았다. 이는 SMIC의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회사는 이처럼 높은 지출을 유지하며 생산 능력 확장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우선순위를 둘 방침이라고 전했다.
반면, 대만의 UMC와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경쟁사들은 성숙 공정 칩 수요 둔화와 거시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2025년 자본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SMIC의 자본 지출은 14억 달러(약 1조 9579억 원)로, 전년 동기(22억 달러) 대비 57% 급감했다.
SMIC의 우 융펑(Wu Jungfeng) 재무 담당 수석 부사장은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지출 수준을 2024년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IC의 2024년 자본 지출은 73억 달러(약 10조 2090억 원)로, 2023년(74억 달러)에서 소폭 감소했다. 회사는 중국 국내 기업들의 수요 증가와 미국이 TSMC의 화웨이 칩 판매를 막기 위해 가한 제재 때문에 최신 칩 제조 기술 개발에 나서야 했기 때문에 자본 지출을 늘려왔다. SMIC의 자본 지출은 2022년 63억 달러(약 8조 8105억 원)였고, 2023년에 11억 달러(약 1조 5383억 원) 증가하며 74억 달러(약 10조 3489억 원)를 기록했다.
우 융펑 부사장은 회사의 생산 능력 확장과 건설이 중요한 시기에 있으며,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활동과 연구 개발(R&D)에 "지속적인 자본 지출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SMIC의 생산 능력은 수십억 달러 투자를 통해 크게 증가했다.
그는 이어 "높은 지출 때문에 생산 능력 확장과 R&D 활동을 포함한 핵심 사업에 자금 배분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이것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분배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새로운 성장 엔진
이번 SMIC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은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부문이 새로운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전기차와 신에너지차 생태계, 그리고 현지 제조 칩에 대한 수요 증가가 이를 견인한다. 자오 하이쥔(Zhao Haijun) SMIC 공동 CEO는 "중국의 공급망 현지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으며, 국내 제조 수요가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과 자동차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이 바닥을 찍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관찰했다"며, "많은 글로벌 자동차와 산업용 칩 선도 업체들이 새로운 칩 제품의 선호하는 생산 파트너로 SMIC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이전에 중국 현지 시장 대응을 위해 중국 계약 칩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2025년 1분기 SMIC의 자동차와 산업용 애플리케이션 매출 기여도는 전 분기(8%) 대비 10%로 증가했다. BYD, SAIC와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중국 칩 제조사들의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주요 자동차 생산 업체들에 2025년까지 사용 칩의 최소 25%를 국산으로 조달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칩을 국내에서 조달하는 목표를 설정하도록 지시했다.
자오 하이쥔은 SMIC의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현지 제조 칩이 궁극적으로 중국 전체 칩 수요의 최소 30%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수치는 "매우 낮아" SMIC와 다른 국내 칩 제조사들에게 상당한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 경쟁 및 가격 압력 속 전략과 전망
SMIC는 중국 외부에 칩 생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은 없지만, 고객들의 '중국을 위한 중국' 전략과 해외 확장 전략을 모두 지원하는 국제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자오 CEO는 "미국 시장을 포함한 모든 시장에서 올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1분기 SMIC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한 22억 4000만 달러(약 3조 1326억 원)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161.9% 급증한 1억 8803만 달러(약 2629억 원)로 집계됐다.
SMIC의 자오 공동 CEO는 회사가 경쟁 심화와 평균 판매 가격(ASP) 압력에도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SP에 대해 "SMIC의 ASP는 경쟁사만큼 높지는 않겠지만, 그들만큼 낮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의 ASP는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저가 수주를 위해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이 관세 정책 변화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요의 '경착륙' 여부는 계속해서 주시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하반기 가시성은 불분명하다. 특히 3분기 후반부터 연말까지 그렇다"며, "사람들은 실제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8월에서 9월경 조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CEO는 앞서 2월, "미국 관세와 광범위한 지정학적 긴장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칩을 출하하라는 주문이 쇄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1분기 수요 강세는 선반영 효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 미-중 관세 협상 등 대외 환경
미국의 대중국 관세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초 모든 글로벌 무역 파트너에 대해 '상호주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무역 협상을 위해 90일간 부과를 유예했지만,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는 145%로 유지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은 이번 주 스위스에서 관세 협상을 위해 만날 예정이라고 양측이 발표했다.
자오 하이쥔은 "회사는 하반기가 기회와 도전을 모두 제시한다고 믿는다"며, "SMIC가 겪는 문제들이 모두가 직면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