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서 졸리비 '현지화 전략'으로 고성장...롯데리아는 2년 연속 적자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서 졸리비 '현지화 전략'으로 고성장...롯데리아는 2년 연속 적자

졸리비, 213개 매장 확보와 순익 4000억 동 돌파... 롯데리아 1000억 동 넘는 손실
베트남 현지에서 매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리아. 사진=롯데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지에서 매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리아. 사진=롯데리아
최근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필리핀의 졸리비(Jollibee)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롯데리아(Lotteria)와의 실적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베트남 현지 매체인 베트남 비즈니스 인사이더(Vietnambusinessinsider)와 마켓타임스(Markettimes) 최근 보도에 따르면, 졸리비는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순이익 4000억 동(216억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20.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리아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868억 동, 1067억 동(46~57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손실을 이어갔다.

◇ 졸리비, 매장 확대·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주도


필리핀 식품 그룹 '졸리비 푸드 코퍼레이션'이 공개한 2024년 연례 보고서를 보면, 졸리비는 2005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2024년 말 기준 전국 213개 매장을 운영하며 필리핀 본국(1279개 매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75), 중동(60), 캐나다(28) 등 타국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졸리비는 베트남에서 치킨조이(Chickenjoy), 졸리 스파게티(Jolly Spaghetti), 칠리치킨 등 현지 입맛에 맞춘 메뉴를 적극 개발·도입하며 현지화 전략에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졸리비가 투자한 하이랜드 커피(Highlands Coffee)850개 매장을 운영하며 20241050억 동(568000만 원)EBITDA(세전·이자·감가상각 전 이익)를 기록, 베트남 최대 커피체인으로 자리잡았다. 업계에서는 졸리비의 현지화 전략, 적극적인 매장 확장,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리아, 사업 모델 혁신 부진...2년 연속 적자


반면, 1998년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리아는 전국 25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2023868억 동, 20241067억 동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리아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문을 연 2022년에는 354억 동(19억 원)의 이익을 냈으나, 최근 2년 연속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리아가 사업 모델 혁신과 현지화 전략에서 졸리비에 비해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베트남 내 프라이드치킨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과 신메뉴 개발 등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경쟁 심화 속 브랜드 전략 차별화가 실적 좌우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은 KFC, 맥도날드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프랜차이즈, 그리고 졸리비·롯데리아 등 아시아계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졸리비는 현지화된 메뉴와 공격적인 매장 확장,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롯데리아는 사업 모델 혁신의 한계와 전략 부재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과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롯데리아는 과거 베트남 시장 철수설이 나오며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한편 베트남 닭고기 프라이 시장에서 매장 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베트남 외식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과 소비자 취향 이해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지난 14(현지시각) 베트남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현지 외식업계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느냐가 앞으로도 시장 경쟁에서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