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랠리에 투자 심리 변화… 추가 상승 여부 '안갯속'
전문가 "단기 조정 가능성 있지만, 펀더멘털 여전히 긍정적"
전문가 "단기 조정 가능성 있지만, 펀더멘털 여전히 긍정적"

이러한 상승세는 독일 새 연립 정부 출범에 따른 투자 심리 개선이 주효했다. 역사적인 이번 선거로 독일은 국방비 지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우려로 미국 자산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셀 아메리카' 분위기도 한몫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미·중이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월스트리트 주식은 급반등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증시로 자금이 다시 흘러들어가면서 독일 주식의 전망은 불투명해졌고, DAX의 추가 상승 여력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 엇갈리는 전문가 전망… 상승 지속 vs 조정 가능성
막시밀리안 울리어 도이체방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미·중 양자 관세 인하의 더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돼 S&P 500 지수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리어 연구원은 "현재 관세가 예상보다 낮긴 하지만 유럽과 독일 기업 대비 미국 기업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독일보다 높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순차적 수익 모멘텀은 유럽이 더 유리하며, 밸류에이션, 재정 전망, 금리 환경 모두 독일이 더 긍정적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잠재적 휴전 역시 독일에는 '호재 '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연말 DAX 목표가를 지난 16일 종가 대비 5% 이상 높은 2만5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울리어 연구원은 "지난 2년간 DAX 지수 전망치는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으며,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으로 상대적 성과는 주춤할 수 있지만, 방향성 자체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오스트왈드 ADM 인베스터 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DAX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동의했다. 그는 미·중 관세 유예에 따른 전반적인 위험 선호 심리 개선과 유럽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이 독일 주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미·EU 무역 관계 불확실성과 독일 새 연립 정부의 경제 부양 의지 실현 여부 등은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오스트왈드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 5월 주식 옵션 만기일로 인해 단기적으로 DAX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지만, 무역 또는 지정학적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랠리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월가 반등이 변수… 투자 자금 이동 여부 주목
댄 코트워스 AJ벨 투자 분석가는 "올해 초 '셀 아메리카' 심리가 금융 시장을 지배했을 때 유럽이 저가 매수 기회를 찾는 "자연스러운 곳"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독일은 국방 및 인프라 지출 확대 결정으로 DAX 지수 내 여러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며 두각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랑크푸르트가 월스트리트의 저렴한 대안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트워스 분석가는 "DAX는 현재 향후 12개월 예상 수익의 14.8배 수준으로 4년 만에 가장 비싼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여전히 미국(S&P 500은 선행 수익의 20.4배)에 비해 저렴하지만, 과거 독일 지수가 누렸던 매력적인 가격대는 아니다"라며 "시장은 이미 많은 호재를 반영하고 있어 추가 상승을 이끌어낼 요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S&P 500 지수의 최근 반등이 투자자들에게 "미국 시장에 대한 희망을 버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트워스 분석가는 "많은 투자자들이 북미 시장에 대한 '중독'을 완전히 끊지 못할 수 있다. 독일 주식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미국으로 자금을 재배치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미국에 '올인'하기보다는 세계 여러 지역에 자금을 계속 투자하길 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르스텐 브제스키 ING 글로벌 거시경제 부문 대표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DAX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하지는 않겠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를 방어하고 탈달러화 논의가 시기상조로 판명된다면 유럽 증시로의 자금 흐름 일부가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브제스키 대표는 "동시에 적어도 주식 시장이 독일 정부와 미래 성장에 대해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재정 부양책이 실물 경제에 도달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