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

환율이 1370원대에 진입하며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관세전쟁으로 시작해서 환율전쟁으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되레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감세안, 재정적자 확대 우려 지속 등과 맞물려 달러화 자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과거 미 신용등급 강등 이후 달러가 위험회피심리 확대로 제한적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미가 환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간거래 종료 후 미국이 원화(한국화폐) 절상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외환시장은 민감하게 움직였다.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의 근본 원인이 무역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환율(달러 강세)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이 환율을 1300원까지 떨어뜨리는 것을 원했다는 것이다.
관세전쟁에서 시작해서 환율전쟁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SNS에 올린 ‘8대 비관세 부정행위 목록’에서 환율 조작을 1번 부정행위로 꼽았다. 한 관계자는 “전 세계의 이목이 트럼프 관세에 쏠려 있지만, 사실 트럼프의 머릿속에는 환율이 최우선 순위임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우리 정부도 원화가치 절상을 원하는 만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다만 정부에서 마땅한 원화 절상 방안을 제시한 적은 없다. 관세 인상과 달러 절하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 A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품 가격이 올라 A국은 무역 이익이 줄면서 A국 통화가치는 떨어지고 달러 가치는 오른다.
최근 전해진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의 회담 소식도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 강세를 이끌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이 환율 협상에 나선 가운데 한미 환율 협의 등과 맞물려 달러 약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EU 등 다른 국가에게도 자국 통화가치를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미‧중 관세전쟁도 2020년 1월 ‘위안화 환율을 시장에 맡기고,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1단계 미·중 무역합의로 마무리됐다.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열린 양자 회담에서 현재의 달러-엔 환율이 펀더멘털(fundamentals·미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미국 재무부가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은 이날 캐나다 밴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계기에 양자회담을 갖고 무역과 환율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측이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두 장관이 "환율은 시장이 정해야 하며, 현재 달러-엔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공유된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베선트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날 회담에 대해 "우리는 글로벌 안보와 양자 무역 등 미일의 경제 관계에 대한 중요 의제와, 환율은 시장이 정해야 한다는 우리가 공유하는 믿음을 다뤘다"고 소개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일본 무역적자 감축을 위해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 절상을 일본에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어온 가운데, 구체적인 엔-달러 환율의 수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미국 재무부는 전했다.
베선트 장관과 가토 재무상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에 책정한 '상호관세'의 유예기간 만료(7월8일)를 앞두고 관세 인하와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감축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장초반 1370원대에 진입하며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재정 적자 우려에 따른 달러 약세에 한미 환율 협상 관련 경계로 원화 절상 가능성이 더해진 결과다.정규장 종가 기준 1370원대 환율은 지난해 11월 5일(1378.6원) 이후 처음으로, 같은달 4일(1370.9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0.2원 내린 1377.0원에 개장했다. 장중 최고가는 1377.3원이며 최저가는 1373.0원이다.
최근 달러 약세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미국의 경기 균열과 재정 적자 우려로 이어지며 달러가 힘을 잃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도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를 높여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를 흔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재무장관 회담도 엔화 약세로 이어지며 달러값을 낮추는 요소다. 이날 베선트 재무장관과 가쓰노부 일본 재무장관이 양자 회담을 갖고 환율에 대해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영향으로 달러당 엔화값은 144엔 초반까지 떨어지며 강세를 보였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전날 100선에서 99선 중후반대로 내려왔다.
원화 절상 경계도 작용하고 있다. 한·미 제2차 실무 통상협의를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시작한 가운데 미국이 원화 절상 방안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다.
기획재정부는 환율 협의는 실무 단계에서 진행 중으로 주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전혀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 통화 강세 영향으로 한동안 달러가 약세가 보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 달러화는 아시아 통화 절상 압력과 함께 미국채 입찰 부진 등 달러 자산 신뢰 약화에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한미 환율 협상 소식이 전해지며 원화 절상 폭이 확대되면서 오늘 장도 아시아 통화 절상 기대가 이어지며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이 지난 5일 ‘환율협상’에 나서면서 통상협의 의제에 포함된 환율 실무협의가 본격화했다. 달러 대비 원화의 절상(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다음 달 미 재무부가 발표하는 ‘환율보고서’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국제차관보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나 약 1시간 가량 환율과 관련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관세 조치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7월 8일 전까지 4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7월 패키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2 통상협의‘ 이후 양국은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실무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열린 양자 회담에서 현재의 달러-엔 환율이 펀더멘털(fundamentals·미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미국 재무부가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은 이날 캐나다 밴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계기에 양자회담을 갖고 무역과 환율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두 장관이 “환율은 시장이 정해야 하며, 현재 달러-엔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공유된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날 회담에 대해 “우리는 글로벌 안보와 양자 무역 등 미일의 경제 관계에 대한 중요 의제와, 환율은 시장이 정해야 한다는 우리가 공유하는 믿음을 다뤘다”고 소개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일본 무역적자 감축을 위해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 절상을 일본에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어온 가운데, 구체적인 엔-달러 환율의 수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미국 재무부는 전했다. 베선트 장관과 가토 재무상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에 책정한 ‘상호관세’의 유예기간 만료(7월8일)를 앞두고 관세 인하와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감축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국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고, 일각에서는 글로벌 국채 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5%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으며 영국·독일 등의 장기물 국채 금리도 상승세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전장 대비 12.3bp(1bp=0.01%포인트) 급등해 5.09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3년 10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599%로 전장 대비 11.2bp 올랐다. 앞서 블룸버그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5%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지난주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92%로 3개월 사이 가장 높았다. 모기지 금리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