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 나서
25년 만에 최저치 기록했던 루피아 회복세에 금융당국 자신감
25년 만에 최저치 기록했던 루피아 회복세에 금융당국 자신감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출을 장려하고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 32명 중 20명이 25bp 인하를 예상해, 시장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결정이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최근 루피아화의 반등세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지난 3월 달러 대비 25년 만에 최저치인 16,640까지 하락했으나, 21일 16,410.98까지 회복했다. 특히 지난 4월 9일에는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인 16,970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최근 외환시장에서 안정세를 찾고 있다.
금리 인하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도 자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4.87%로, 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4.7%~5.5%에서 4.6%~5.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5년 임기 말까지 8% 성장률 달성을 공약했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그러나 와르지요 총재는 "2025년 하반기에는 정부 지출 증가를 포함한 내수 증가에 힘입어 경제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파닌 세쿠리타스의 펠릭스 다르마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2025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총 50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지난 1월 금리 인하는 예상보다 일찍 이루어졌고 시장에 다소 놀라움을 안겼지만, 최근 25bp 인하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이제 우리의 연간 전망치와 대체로 일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네시아의 금리 인하 결정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화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통화에 대한 압박이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금리 인하를 통해 침체된 내수를 활성화하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고용 창출과 빈곤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어 지속적인 경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이 루피아 환율 안정과 자본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위험이나 외부 충격에 대한 경계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조합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