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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공포에 '구리 대란'… 中 '상하이 프리미엄' 급등, 글로벌 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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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공포에 '구리 대란'… 中 '상하이 프리미엄' 급등, 글로벌 시장 '요동'

美, 관세 부과 전 '사재기'…中 공급 부족 심화, 수입 가격 급등에 전 세계 '긴장'
구리 유통 왜곡, 국제 가격 연쇄 상승…"소비자·기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국제 구리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국제 구리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국제 구리 시장을 강타하면서, 중국 수입업체들이 직면한 이른바 '상하이 프리미엄'이 전 세계적으로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미국 제조업체와 무역업자들이 앞다퉈 구리 수입에 나서면서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공급 부족을 야기했고, 이는 결국 수입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구리 광석 현물 수입 가격과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을 비교하면 중국 및 전 세계의 수요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구리 가격은 LME 가격보다 미터톤당 약 95달러 더 비싸게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약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프리미엄 수준이다. 이는 중국 구매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입 구리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수요가 반드시 중국 경제의 견조함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Market Risk Advisory)의 니이무라 나오히로 공동 대표는 "상당 부분은 실제 수요보다는 재고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더 많은 구리가 미국으로 선적되면서 상하이 선물 거래소의 구리 재고는 5월 초까지 두 달 동안 약 70%나 급감했으며, 이는 거래자들이 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재고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상무부가 구리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여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관세 인상이 현실화되기 전에 구리를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었고, 뉴욕상품거래소(COMEX)가 추적한 재고량은 수요일 현재 17만3000 숏톤으로 6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레이더들은 또한 미국 내 구리 가격 급등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 벤치마크인 COMEX 가격과 LME 가격의 차이는 톤당 100달러 이내에서 형성되지만, 2025년 초부터 미국 내 구리 가격은 LME 가격보다 최소 1000달러 이상 높은 경우가 많았으며, 현재는 약 800달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 프리미엄'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정광 소비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구리선은 중국이 수출하는 전기 자동차 및 가전제품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구리 유통의 왜곡은 국제 가격을 전반적으로 밀어 올렸으며, 스미토모 상사 글로벌 리서치의 혼마 타카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리가 경제 상황에 민감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강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즈호 은행 산업 조사부의 사토 다카히로 선임 애널리스트는 "구리는 중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에 사용되기 때문에, 이번 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와 기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리에 대한 잠재적인 관세 영향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는, 지난 3월 25%의 관세가 부과된 알루미늄 가격 추이가 참고가 될 수 있다. 미국 알루미늄 가격의 경우, LME 가격에 더해지는 프리미엄이 시장 동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미국 중서부 프리미엄과 연동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전보다 약 80%나 급등했다. 반면, LME 알루미늄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는 관세의 영향이 주로 미국 내에서 흡수되어 자동차 산업 등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아직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구리의 경우, 미국의 수요 급증으로 인해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중국 및 기타 지역의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만약 구리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재의 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발 관세 공포가 구리 시장의 공급 불안을 야기하며 글로벌 경제에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