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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난, 암 최신 실험 '희망의 땅' 부상… 의료 특구 '조용한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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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난, 암 최신 실험 '희망의 땅' 부상… 의료 특구 '조용한 혁명'

러청 의료 특구, 시장 출시 전 첨단 치료법 접근 '파격 허용'…새로운 '생명줄'
저렴한 비용·규제 혁신에 글로벌 바이오 업계 주목…"중국 의료 혁신 시험대" 평가
중국 최남단 열대 섬 하이난성에서 조용한 의료 혁명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남단 열대 섬 하이난성에서 조용한 의료 혁명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남단 열대 섬 하이난성에서 조용한 의료 혁명이 펼쳐지고 있다. 러청(Lecheng) 국제 의료 관광 시범 구역에서는 환자들이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최첨단 치료법을 시장 출시 전에 미리 받을 수 있게 됐다고 2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50세 여성 폐암 환자가 최근 이곳에서 맞춤형 mRNA 백신 'LK101' 주사를 맞아 화제가 됐다. 이 여성은 재발 방지용 암 백신을 투여받은 중국 최초의 환자 중 한 명이다. 쓰촌대학 웨스트 차이나 러청 병원의 1인실에서 진행된 이 치료는 중국 본토의 붐비고 낙후된 공립병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0제곱킬로미터에 걸쳐 30개 이상의 최첨단 병원이 자리한 러청은 중국 유일의 '의료 특별 구역'이다. 2024년 국가 규제 기관 승인을 받은 이 지역에서는 엄격한 통제 하에 선구적인 치료법들이 실험실에서 병원으로 직접 전달된다.

환자들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기회다. 기존에는 임상시험 대기자 명단에 수년간 머물거나 해외에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리캉생명과학의 LK101 주사제는 국내에서 1회 투여량당 15만 위안(약 2900만원)으로, 동급 서구 치료제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치료를 담당한 왕용성 박사는 "새로운 치료법을 간절히 원하는 환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과거에는 매우 엄격한 자격 기준과 제한된 등록률을 가진 임상시험에만 의존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하이난성 인민대표대회는 유전자 및 세포 치료 같은 새로운 생물의학 기술을 시범 구역 내에서 상용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올해 2월 발효된 이 법은 치료 가격의 등록과 공개를 의무화했다.

현재 줄기세포 치료부터 유전자 치료까지 14개 혁신 치료법이 조기 상용화 승인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FDA가 승인한 중간엽 기질세포 요법을 한 달 만에 중국도 자체 개발해 승인받는 등 빠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수십 개 병원 중 웨스트 차이나 러청 병원과 루이진 병원 분원만 이런 치료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다. 임상 1-2상 시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치료법만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왕샤오이 부원장은 "개척자로서 잘못된 길로 가서는 안 되기 때문에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며 "소규모로 토대를 마련해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수립, 향후 중국 다른 도시에서 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다. 30년 이상 임상 연구에 참여해 온 쉬쥔카이 박사는 '새로운 생물의학 기술'에 대한 모호한 정의와 위험 평가 부족, 파일럿 연구의 품질 보증 문제를 지적하며 더 강화된 규제와 억제력 있는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