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과 투자수익 늘어...소비자 "보험료 급등 이해 어렵다"

보험업계 신용평가기관 AM 베스트(Best)가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재산·상해보험회사들의 세후 이익은 1700억 달러(약 235조, 2400억 원)로 전년 900억 달러보다 거의 두 배 늘었다. 2022년 400억 달러와 견줘 4배 넘게 늘어난 수치라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FT가 보도했다..
AM 베스트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손해보험사들의 세후 이익 변화를 보면, 2020년과 2021년에는 600억 달러 안팎이었으나, 2022년에는 400억 달러로 줄었다. 2023년에는 900억 달러로 크게 뛰었고, 2024년에는 17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밀턴 등 대형 재해로 전 세계적으로 3200억 달러(약 442조 81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생겼다. 이 가운데 미국 보험사들이 지급한 보험금은 1400억 달러(약 193조 7300억 원)에 이른다.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과 투자수익 증가에 힘입어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보험료 수입은 1조 달러(약 1383조 8000억 원)를 처음 넘었고, 자동차보험은 26%, 주택보험은 10% 올랐다. 주택 소유자들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보험료가 24% 늘었고, 지난해 평균 보험료는 3300달러(약 456만 원)이었다.
보험영업이익을 보여주는 합산비율은 2023년 101.6%에서 지난해 96.6%로 낮아졌다. 100% 아래면 보험영업에서 이익이 났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보험료를 크게 올린 데다 투자수익이 늘어난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일부 자료에서는 대형 보험사의 일회성 자본이득을 제외하면 지난해 순이익이 1000억 달러(약 138조, 38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는 설명도 있다. 보험금 처리 지연 등 소비자 불만도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 있다. 소비자들은 보험료 급등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미네소타 등 재해가 적은 지역에서도 보험료가 크게 올라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보험업계는 "자동차 부품, 건축 자재 가격이 오르고 재해가 잦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보험료 인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미국 손해보험사들은 큰 재해에도 보험료와 투자수익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에 보험료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