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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충당금 100% 적립…추가 금리 인상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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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충당금 100% 적립…추가 금리 인상 대비

2024년 처음으로 최대 수준 도달, 손실 위험 방어
향후 최대 2조엔 순손실 가능성…2031년 흑자 전환 예상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일본은행(BOJ)이 채권 거래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사상 처음으로 100% 수준까지 적립하며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BOJ는 2024 회계연도에 충당금 수준을 처음으로 100%까지 인상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경우 금융기관에 대한 이자 지급 증가로 자본 기반에 타격을 입을 위험을 대비한 조치로 분석된다.

충당금은 채권 및 기타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충당된다. BOJ의 회계 규칙은 충당금 계산 지침을 정하고 있지만, 은행은 적립과 인출 금액을 결정할 재량권을 갖고 있다. 목표는 일반적으로 소득의 50% 수준이었으며, 2024 회계연도 이전 최고치는 2018 회계연도 95%였다.

2024 회계연도 BOJ는 충당금을 4727억 엔(약 32억8000만 달러) 증가시켰다. 이는 2023 회계연도 9227억 엔 증가와 비교해 상당한 규모다.
2024 회계연도 금리 인상으로 BOJ의 정책금리는 0.1%에서 0.5%로 상승했고, 중앙은행에 보유된 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급액은 1조2500억 엔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이로 인해 채권 손실 충당금을 충당할 수 있는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은행은 최대한의 금액을 적립했다. 중앙은행 의사결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할 수 있을 때 충당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BOJ는 연간 순이익 대부분을 국고에 송금한다. 더 높은 충당금 적립은 이러한 지급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불필요한 충당금리 인상은 거부할 수 있지만, 기본 입장은 BOJ의 의도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향후 몇 년 안에 단기 금리가 2%에 도달하고 장기 금리 스프레드가 0.25%포인트로 축소되는 시나리오를 모델링하고 있다. 이런 역풍 속에서 BOJ는 2025 회계연도와 2026 회계연도에 순이익이 없을 수 있으며, 그 후 2년간 최대 2조 엔의 순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2029 회계연도부터는 장기 채권의 이자 수익 증가로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은행은 2031 회계연도쯤 흑자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BOJ는 일시적 손실이 통화정책 관리 능력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 라쿠텐 증권 경제연구소의 아타고 노부야스는 "BOJ는 문제 없이 얼마만큼의 손실을 감수할 수는 없다"며 "BOJ의 재정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물가안정 임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면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BOJ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년간 유지해온 초완화 정책에서 점진적으로 탈피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 데 이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이번 충당금 100% 적립은 이러한 정책 전환에 따른 재정적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사전 대응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BOJ가 올해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재정 건전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충당금 최대 적립은 이러한 맥락에서 BOJ의 신중한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평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