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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달러가치, 3년 만에 99선까지 떨어져…미국 제조업 부진· 국가 빚 부담 논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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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달러가치, 3년 만에 99선까지 떨어져…미국 제조업 부진· 국가 빚 부담 논란 영향

트럼프 대통령, 철강·알루미늄 관세 두 배로 올려…미국 국채 값도 내려가
제조업 위축과 정부 부채로 달러값이 하락하고 있다.1달러 지폐의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조업 위축과 정부 부채로 달러값이 하락하고 있다.1달러 지폐의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값이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부 투자은행은 달러가치가 내년까지 9%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현지시각)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와 미국 의회예산국(CBO), 주요 금융기관 자료를 활용해 연방 정부의 빚 부담이 커졌다는 경고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진 탓이라고 보도했다.

◇ 제조업 지표 48.5로 내려가…달러값 0.6% 하락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0.6% 내려 99.7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달러 인덱스 기준 미국달러 가치는 올해 들어 9% 가까이 내렸다.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 주요 국가의 돈과 견주어 3년 만에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값이 떨어진 데는 미국 제조업 경기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최근 내놓은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48.5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2 내려갔다. 이 지수가 50보다 낮으면 경기가 위축됐다는 뜻이다. 미국 제조업 경기는 3달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새 주문지수도 47.6으로 4달째 내림세다.

이런 경기 둔화 소식에 뉴욕증시 S&P500 지수도 내렸으나, 이후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업계에서는 관세 정책이 미국 성장에 끼치는 영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미국 정부 빚 부담 커져…국채 값도 내려가


달러값 하락에는 미국 정부의 빚 부담이 커졌다는 경고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최근 정부가 75000억 달러(1327조 원) 가까이 더 쓰면, 연방정부 빚이 362000억 달러(4980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팔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30년 만기 미국 국채 이자율은 4.98%로 올랐다. 이는 국채값이 떨어졌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붙이는 세금을 두 배로 올린다고 밝혔다. 철강은 25%에서 50%, 알루미늄도 50%로 올렸다. 이 조치는 64일부터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산업을 지키고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세금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안에서 철강·알루미늄 값이 뛰었고, 관련 기업 주가도 크게 움직였다. 미국 금속과 금속제품 생산자물가지수는 4324.28, 전달보다 1.42%,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2% 올랐다.

시장에서는 수입업체들이 세금 인상 전에 미리 쌓아둔 재고를 줄이고 있다. 이는 당장은 수입 비용 오름세를 막을 수 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시장 불안 이어져…앞으로도 변동성 클 듯


달러값 하락과 국채 이자율 오름세, 제조업 경기 위축, 철강·알루미늄 세금 인상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기관은 달러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달러값이 내년까지 9% 더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빚 부담, 경기 둔화 걱정이 달러와 국채, 금속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국 정책 변화와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시장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