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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중국 자동차 가격 전쟁은 화약고"…숨겨진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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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중국 자동차 가격 전쟁은 화약고"…숨겨진 위험 경고

공업정보화부·인민일보 "무분별한 할인 경쟁, 업계 장기발전 저해"
비야디 30% 할인 촉발…업계 이익률 4.1%로 급락, 디플레이션 압력 가중
비야디(BYD)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BYD)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자동차 제조업체들 간의 치열한 가격 전쟁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했다. 이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과잉 생산 우려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분별한 할인 경쟁이 업계의 장기적 발전을 저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공업정보화부(MIIT)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는 지난 주말 제조업체들이 최근 제공한 할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가격 전쟁이 제품 품질과 업계의 장기적 발전에 위협이 된다고 집단적으로 비판했다.

◇ "가격전쟁에서 승자는 없다"


국영 신화통신은 지난 5월 31일 MIIT를 인용해 "기업들 사이의 통제되지 않은 가격 전쟁은 '비자발적' 경쟁의 전형적인 예"라며 "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를 방해하여 궁극적으로 제품 품질, 성능 및 서비스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했다.

MIIT는 "가격 전쟁에서 승자는 없으며, 미래는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언급된 '인볼루션(내권·內卷)'은 제한된 자원이나 기회를 얻기 위한 과도한 경쟁을 의미한다.

인민일보는 지난 1일 논평에서 국내 자동차 제조 부문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묘사하며 산업 과잉 생산에 직면하여 이윤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업계는 '더 많은 생산, 더 많은 손실'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이익 증가 없이 매출 성장을 보고 있다"며 "가격 전쟁은 화약으로 가득 차 있으며 뿌리 깊은 숨겨진 위험이 많다"고 경고했다.

◇ 비야디 30% 할인이 도화선


이번 경고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큰 할인을 제공하기 시작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왔다. 중국의 선도적인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는 5월 23일 6월 말까지 22개 모델에 대해 30%가 넘는 할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다른 회사들도 이를 따라하고 있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의 수치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이익률은 올해 첫 4개월 동안 4.1%로 떨어졌는데, 이는 2024년 4.3%에서 하락한 것이다. 이 수치는 같은 기간 5.6%의 마진율을 보인 전체 다운스트림 산업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는 지난 5월 31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덤핑하는 것"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유리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다른 기업의 생명을 쥐어짜거나 다른 기업의 정당한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디플레이션 압력 지속 우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리서치 노트에서 자동차 업계의 가격 전쟁이 "공급-수요 불균형이 어떻게 디플레이션을 계속 부채질하는지"를 강조하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리플레이션이 "애매한"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월부터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4% 하락했다. 4월의 2.7% 하락은 30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을 나타낸 것으로, 6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심각한 과잉 생산능력, 여전히 높은 투자 성장률, 그러나 국내 소비의 미미한 지원"이라는 환경이 "관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 구조적 개혁 필요성 제기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더 이상 부채에 기반한 경기순환적 경기부양책에 의존할 수 없으며, 산업과 경제 전체의 재균형을 위해서는 사회복지 개선, 채무 구조조정, 조세제 개편, 친성장 규제 환경 등 구조적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틱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방정부들이 지역 기업들이 파산하지 않도록 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곧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이윤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 전쟁을 통한 시장의 강제적 통합은 많은 중소기업의 채무 불이행과 같은 "위기 모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격 전쟁은 중국과 업계, 그리고 중국에 대한 디플레이션 압력에 나쁜 소식"이라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