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처럼 주식거래 즐기는 MZ세대 사로잡아...S&P500 지수 편입 기대감도 나와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로빈후드 주가는 5.5% 급등한 71.72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2021년 주식시장에 입성한 지 약 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로빈후드의 종전 최고가는 상장 직후였던 2021년에 기록한 70.39달러였다.
로빈후드 주가는 2021년 밈 주식 열풍이 사그라들고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에 빠져들자,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상장 1년도 채 못 미친 시점에 로빈후드 주가는 82% 급락했고, 회사는 지난해 12월에서야 공모가를 간신히 회복했다.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랠리에 힘입어 주가는 올해 2월에 다시 사상 최고가 근처로 반등했다. 로빈후드의 분기 실적도 깜짝 호조를 보이며 주가 반등에 일조했다.
로빈후드 주가는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점화로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4월에 다시 약 50% 급락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날 로빈후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미국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의 동반 강세 속에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랠리를 주도했다.
로빈후드는 특히 주식 거래를 게임처럼 하는 MZ 세대의 투자 습관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댄 돌레브 애널리스트는 “로빈후드는 한 세대 전체의 거래 패턴과 행동을 완전히 장악했다”면서 “주식 거래를 게임처럼 만들고, 재미있게 하며,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방식은 누구도 로빈후드만큼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로빈후드는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잇따른 인수합병도 단행해 왔다. 지난달에는 암호화폐 플랫폼 ‘원더파이 테크놀로지스(WonderFI Technologies)’ 인수 계획을 발표하며 캐나다 시장 진출을 알렸다. 로빈후드는 지난 2일에는 유럽 디지털 자산 거래소 ‘비트 스탬프’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의 강세장이 지속되는 한, 로빈후드를 포함함 암호화폐 관련 주식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퍼샌들러의 패트릭 몰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로빈후드는 이미 구축된 현금 주식 및 옵션 중개거래와 더불어 암호화폐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면서 “이 같은 다변화된 사업 구조는 향후 암호화폐 거래량이 둔화할 경우에도 방어력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리밸런싱을 앞두고 로빈후드의 지수 편입 기대감도 솔솔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크레이그 지겐탈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 “이번 리밸런싱에서 몇몇 금융주가 혜택 볼 수 있다”면서 “로빈후드가 다음 S&P500 리밸런싱에서 유력한 신규 편입 후보”라고 언급했다.
2분기 S&P500 지수 리밸런싱 결과는 이번 주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