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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이익, GDP 대비 13.5% 사상 최고...75년 평균 7.5%의 두 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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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이익, GDP 대비 13.5% 사상 최고...75년 평균 7.5%의 두 배 수준

1분기 세전 이익 2.9% 축소, GDP 대비 비중은 역사상 최고 수준
2023년 7월 26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 스카이라인 한가운데에 서 있는 원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7월 26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 스카이라인 한가운데에 서 있는 원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 사진=로이터
관세와 채권 수익률 상승 등 경제 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서도 미국 기업들의 수익률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기업 세전 이익이 줄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이익 비중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세전 기업 이익은 1181억 달러(약 162조8500억 원)으로 줄어 2.9% 떨어졌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감소 속도다. 세후 이익도 3.6% 줄었다.

하지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는 이익이 2050억 달러(약 282조6900억 원) 급증해 5.4% 늘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1분기 감소는 정상화 과정으로 해석된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5% 이상 증가한 상태다.

◇ GDP 대비 기업 이익 비중, 평균의 두 배 수준 지속


재고 평가와 자본 소비 조정을 통한 세전 이익 기준으로 볼 때, 올해 1분기 기업 이익은 GDP의 13.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기록인 13.5%에서 조금 떨어진 수치지만 여전히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후 이익은 지난해 4분기 GDP의 12.2%에서 올해 1분기 12.0%로 조금 줄었다. 하지만 이 수치는 2021년 2분기에 기록된 사상 최고치인 GDP의 12.8%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75년간 평균치인 GDP의 7.5%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른다.

LSEG 데이터스트림 자료를 보면 미국 기업의 해외 수익 비중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 국내 매출이 총 2조 1300억 달러(약 2937조2700억 원)의 약 75%를 차지했던 반면, 해외 수익은 25%였다. 올해 첫 3달 동안 국내 이익이 전체의 87.5%를 차지했고, 해외 이익 비중은 12.5%로 절반으로 줄었다.

이런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미국 기업들에게 더 많은 생산량을 본국으로 가져오도록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업들이 관세를 제대로 부담을 시작하기도 전에 관세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Y-파르테논의 수석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다코는 "점점 더 갈라지는 환경은 경제 전반에 걸쳐 추세가 나뉜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는 국내와 전 세계의 수익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와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글로벌 공급망과 전반적인 무역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창출된 이익과 나머지 세계에서 발생한 수익 간의 차이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기업 수익 전망 하향 조정에도 강력한 기반 유지


증권정보업체 LSEG 조사 결과 미국 대표 기업 500곳의 2분기 이익 증가 전망치가 5.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 10.2%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2025년 연간 이익 증가율 전망치도 연초 14.0%에서 현재 8.3%로 줄었다.

다음 몇 분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장이 둔화되거나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기업 이익폭이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지출을 줄일 수 있으며, 기업은 가격을 마음대로 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GDP 대비 기업 이익 비중이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앞으로 닥칠 수 있는 경제 폭풍에 맞서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높은 수익률이 향후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